대통령 선거열풍이 연말 이웃돕기 온정까지 말려버렸다. 각급 자치단체들은 공문과 전화로 기업체 등에 온정을 호소하고 있으나 대다수가 "선거 지나고 보자"며 자선행렬 동참을 미루고 있는 것.
50여명의 장애우들이 함께 생활하고 있는 포항시 대잠동 성모자애원내 '마리아의 집'의 경우 기간 구분없이 연중 꾸준하게 지원해주는 후원자 외에 연말 특별후원자는 현재까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장애우들을 돌보고 있는 정금숙 수녀는 "선거때라 그런지 도움을 줄 만한 분들도 선뜻 나서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무의탁 노인 수용시설인 포항시 상대동 '아가페 사랑의 집'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원장 박설자(60.여)씨는 "지난9일 밤 신분을 밝히지 않은 의류업자가 가게에서 팔던 내의를 전달하고 간 것이 이달들어 접수된 후원내역의 전부"라고 밝혔다.박 원장은 "경제도 어려운데 대선까지 겹쳤으니, 연말이 닥치면 독지가들이 좀 찾아올런지…"라며 대선에만 쏠린 사회의 관심 편중 현상에 아쉬움을 표시했다.
불우세대와 독지가간 결연사업 등을 하는 종합사회복지관에도 후원의 발길은 줄어 포항 학산복지관의 경우 연말을 맞아 찾아온 개인후원자는 아예 없고 단체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크게 감소, 전체 후원규모가 40% 가량 줄었다. 최우영(35) 복지사는 "경기가 어려울수록 후원에 대한 기대는 오히려 커지는 게 보통"이라며 "이런 추세로 간다면 불우이웃들의 이번 겨울나기는 더욱 힘들어 질 것"이라고 했다.
경북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상당수 기업체들이 올 연초 책정한 기부금 예산을 지난 9∼10월 수재민돕기 성금으로 소진해 버린데다 대통령 선거 등으로 일반인들의 관심도 떨어져 현재까지 언론사 등의 이웃돕기 성금접수 실적은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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