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권위가 해체되고 소재의 폭이 넓어진 것인가? 아니면 대선을 겨냥한 영화사의 마케팅 전략인가?"대선이 코 앞에 다가오면서 평소 근엄하기만 하던 대통령이 전에 없이 서민과 친해지고 있다. 스크린 속의 대통령은 어떨까? 맨손으로 테러범을때려잡는 영웅으로, 사랑에 쩔쩔매는 홀아비로, 음모에 시달리거나 때론 코미디언으로 체면까지 내 던지시니, 세상 참 많이 좋아졌다.
△ 대통령이 하면 '로맨스'?
대통령과 사랑에 빠지려면 절대권력 앞에서도 기죽지 않는 당당함은 기본. 안성기, 최지우 주연의 '피아노 치는 대통령'에서 대통령이사랑에 빠지는 딸의 여교사는 학부모인 대통령에게 숙제를 시키고 호통치는 간 큰 여자다. '대통령의 연인'에서 미모의 환경운동가(아네트 베닝)와 사랑에 빠진 홀아비 대통령(마이클 더글라스)은 지지율보다 사랑을 선택한다. 재밌는 것은 평범한 인간의 모습이 강조되는 대통령이 사랑에 빠지는 여성은 미모에다 매력적인 개성까지 갖춘 평범하지 않은 인물이란 점이다.
△ 대통령이여, 람보여?.
장갑차로 여중생을 친 미군이 무죄판결을 받고, 한쪽은 고국의 품에, 다른 한쪽은 분노에 휩싸인 요즘. 람보같은 대통령이 몹시 그리워진다.'에어 포스 원'에는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 포스 원'을 하이재킹한 테러범과 무자비하게 그들을 때려잡는 대통령(해리슨 포드)이 등장한다. 이때부터 상태(?)가 심상찮던 대통령은 '인디펜던스 데이'에서는 아예 전투기를 몰고 지구를 지킨다! 미국 대통령의 감동적인 연설 한마디에전 세계는 우방이 된다. 이런 영화의 앤딩에는 펄럭이는 성조기가 꼭 등장한다.
△ 대통령, 쉬운거 아니데이
대통령 자리, 정말 어렵다. 빌 클린턴과 힐러리를 모델로 백악관 지퍼게이트를 다룬 '프라이머리 컬러스'에는 섹스 스캔들에 휘말린 대통령 후보가 등장, 아랫도리 단속을 거듭 강조한다. '왝 더 독'은 여아를 성추행한 대통령과 가상의 전쟁영웅을 만들어 비난을 모면하려는 정치권력의 사기극을 보여준다. 한.일 합작영화 'KT'는 김대중 납치를 감행한 주인공(김갑수)의 시선으로 김대중 납치사건을 둘러싼 한.일간,한.미간, 중앙정보부와 주일대사관의 갈등을 묘사했다. '닉슨'은 워터게이트로 실각한 비운의 대통령 닉슨의 드라마틱한 생애를 그린 영화.
△ 대통령이 코미디하네.
한국 최초 패러디 영화를 표방한 '재밌는 영화'. 한국 대통령과 북한 최고 위원장은 영화 '동감'의 주인공처럼 주위의 눈을 피해 '햄통신'을 하며 상큼한 웃음을 전한다. 옆집 아저씨같은 배우 김인문이 한국 대통령을 열연한 것도 재밌다. '데이브'에서는 대통령과 똑같이 생긴 한 사내가 병으로 유고중인 대통령의 대역으로 백악관에서 벌이는 해프닝을 그렸다. 오만했던 원래 대통령대신 그는 친근하고, 선한 대통령 이미지로 인기를 한 몸에 얻는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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