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파업 후유증

'상처뿐인 파업'.

회사측 구조 조정안에 반대, 파업에 나선지 꼭 두달만에 노사간 극적인 합의로 9일부터 정상조업에 나선 구미공단 오리온전기의전직원들은 이제 파업 후유증을 씻어내야 한다는데 뜻을 모으고 있다.

지난 7일 오리온전기 노사는 △노조는 신속한 경영 정상화와 경쟁력 회복에 협조△2004년까지 고용안정 보장△앞으로 생산성 향상시장려금지급△노조간부들의 면직처분을 정직 3개월로의 징계완화 등 모두 8개항에 대해 최종 합의했다.그러나 두달동안 벌인 파업으로 노사 양쪽에서 치러야 할 대가는 너무나 크다.

노조는 회사측으로부터 간부 10명이 업무방해·재물손괴 등 혐의로 고소당해 이중 5명이 구속됐고 나머지 간부들도 체포영장이발부돼 지명 수배된 상태에서 경찰에 쫓기는 신세가 됐다.

회사업무는 일단 정상화됐지만 모두 20여건에 달하는 서로간의 고소·고발에 따라 노(勞)와 사(使)를 불문하고 관련 직원들이 줄줄이경찰에 불려가 조사를 받아야 할 입장이다.

현재 노조는 77명, 회사측은 30명이 피고소인으로 돼 있다. 또 회사는 회사대로 200여개사에 이르는 협력,거래업체들로부터 신인도가 추락하는 등 체면을 완전히 구겼다. 생산라인 가동 중단과 예금계좌 가압류로 줄잡아 300억원에 달하는 자재 납품대금을 갚지못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10월9일 파업이후 발생한 매출 손실만도 약 930억원대에 이르고 이로 인해 12월 현재 자본의 약 3배에 이르는 자본잠식(3천149억원)규모만 더 부풀려 놓은 꼴이 되고 말았다.

그간의 갈등을 봉합하고 이제 노사가 다시 손을 잡았다. 한때 대우계열사중 가장 우량한 재무구조와 영업실적을 기록했던 오리온 전기가 이번 파업을반면교사로 삼아 경쟁력있는 IT기업으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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