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의 숨은풍경-현풍 솔례마을

달성군 현풍면 대리 솔례마을은 현풍 곽씨 집성촌. 충효와 예절의 전통마을로 손꼽힌다. 세조 9년(1463) 정3품 벼슬 때 청백리로 뽑힌 곽안방(郭安邦)이 이곳에 터 잡은 후 후손들에게 예절바른 사람이 되라고 마을 이름을 솔례(率禮)로 붙였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온다.

마을 뒤 가장 높은 곳에 자리잡은 큰 재실 '추보당'(追報堂)의 현판이 동네의 소신을 전해주고 있다. 그 동쪽 문 위에는 '청백가성'(淸白家聲), 서쪽 문 위에는 '충효세업'(忠孝世業)이란 현판이 걸렸고 이들 문구는 현풍 곽씨의 가훈이 됐다.

곽안방에 이어 후손인 곽지운·곽규·곽황도 청백리로 뽑혀 이들을 기리기 위한 '이양서원'이 1707년 마을 안에 세워졌다. 후손들은 지금도 봄·가을 두 차례 향사를 통해 선조들의 정신을 계승하고 있다. 또 삼강(三綱)을 지킨 충신·열부 28분을 모신 12정려각이 1598년 건립돼 마을 앞을 지키고 있다.

이런 엄정한 정신때문인지, 조선조 암행어사로 이름 높은 박문수는 영남지방 사찰 도중 12정려각 건너편 큰 느티나무 밑에서 죄인을 다스리며 솔례마을을 극찬했다는 얘기도 전해지고 있다. 종손 곽태환(55)씨는 "문중 100여 가구가 아직도 모여 살면서 조상들의 훌륭한 정신과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직계 출신은 아니나 우리 의병 정신의 상징인 망우당 곽재우 장군의 묘소도 인근 구지면 대암리에 자리잡았다.

고려대 국제대학원 곽상경 원장, 통일교 곽정환 목사 등이 이 마을 출신. 구마고속도로 달리다 현풍IC에서 내려 구지쪽으로 우회전해 800여m 가면 솔례마을 입구의 12정려각을 만날 수 있다.

강병서기자 kb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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