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텅 빈 投資창고…우리의 미래는?

국내 투자 재원은 갈수록 초라해지고 외국인 직접 투자는 는에 띄게 떨어지고 있어 한국은 조만간 심각한 '투자 갈증'에 시달릴 조짐이다. 경제의 앞날을 예고하는 중대 지표인 투자 환경이 허약하다는 것은 곧 한국 경제 미래에 어두운 그림자를 의미한다. 투자 환경은 단기간에 개선되지 않는다. 서둘러 대응책 마련에 나서야할 것이다.

한국은행은 올 3/4분기 총저축률이 26.2%로 82년 이후 20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물론 '저축의 나라'답게 저축률은 선진국에 비해 아직 높은 수준이다. 문제는 하락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데 있다. 과거 40%대에 달하던 저축률은 지난해에 30%선이 무너졌는데 불과 1년만에 25%선이 위협받고 있다.

저축률 하락은 금리가 떨어져 저축 욕구가 줄어든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쓰고 보자"는 과소비 심리가 만연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몇 년내 우리나라 저축률이 선진국 수준을 밑돌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이처럼 국내 투자 재원이 부족하면 외자를 끌어들여야 하는데 외국인의 대한(對韓) 투자 또한 심각한 수준이다.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외국인의 한국 제조업 투자는 2000년 71억달러에서 2001년 36억달러, 올 9월까지는 17억달러로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가뜩이나 한국은 '기업하기 힘든 나라'로 부각돼있어 해외 자본 유치는 특단의 조치없이는 회복 불능이다. 오히려 국내업체가 해외투자를 늘리는 등 탈(脫)한국 러시를 이루고 있으니 투자 여력을 현 수준으로 유지하기도 힘든 지경이다.

이제 국내 소비 진작을 통한 경기회복은 한계에 이르렀음이 명백해졌다. 따라서 지금은 투자 확대와 생산성 향상 쪽으로 거시 정책을 바꾸어야 할 시점이다. 이런 중요한 시기에 안팎으로 투자 여력이 빈약하다는 것은 곧 우리 경제의 미래가 없다는 뜻이 아니고 무엇인가.

이미 곳곳에서 경제의 근간이 흔들리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차기 정권은 우리 경제를 허물 수도 있는 이런 중대한 요인부터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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