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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 대결…투표율이 당락 가른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민주당 노무현 후보간 2강 구도로 굳어진 대선이 뚜렷하게 세대간 대결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고 세대별 투표율의 차이가 당락을 판가름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각종 여론조사기관의 조사 결과나 각 후보 진영의 추정치를 종합해보면 50대 이상층에서는 이 후보가 노 후보를 압도하고 20~30대층에서는 정반대로 노 후보가 이 후보를 멀찌감치 앞서는 양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어느 선거보다 세대간 대결이 치열한 양상을 보인다는 것이다.

실제로 매일신문이 후보등록 직전인 지난달 26일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조사에서도 전국적으로 20대와 30대에서 노 후보는 이 후보를 거의 두배 가까이 앞선 반면 이 후보는 50대 이상층에서 노 후보를 두배 가까이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리고 등록 직후에도 노 후보가 50대 이상층을 효과적으로 공략하지 못하는 동시에 이 후보 역시 20~30대에서 지지도의 열세를 만회하지 못해 세대간 지지후보가 분명한 차이점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노 두 후보측은 취약 연령대를 향한 공약을 새로 내놓거나 이미지 보강 등을 통해 지지율 제고를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 후보가 군복무 기간 단축과 사병 급료 100% 인상 그리고 대학등록금 동결 등의 공약을 선거 중반전을 넘어섰음에도 쏟아내는 것이나 노 후보가 외교.안보 등의 분야에서 안정적인 이미지를 보이고 각종 정책에서도 차분한 이미지 만들기에 주력하는 것도 이같은 배경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이 후보측은 당의 2030위원회 등을 통해 청년층을 향해 일자리 만들기와 주택과 육아문제 등에 대한 공약도 내놓으며 이 후보의 젊은 이미지 구축에도 주력하고 있다. 반면 노 후보는 정치참여 의식이 강한 30대와 달리 투표참여도가 낮은 20대층의 투표율 높이기를 위한 캠페인성 홍보에도 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두 후보측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연령대별 후보지지 성향은 크게 변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정치권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따라서 이번 대선의 승부는 세대별 투표율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크게 좌우될 것이라는 견해가 점점 힘을 얻고 있다.

한편 지난 97년의 15대 대선 당시 20대의 투표율은 전국적으로 68.2%로 50대 이상의 89.9%에 비해 20% 이상 낮았다. 또한 매일신문이 지역여론조사기관인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지난달 25일의 조사에서도 대구.경북지역에서 적극적으로 투표하겠다는 층이 20대는 63%대였으나 50대 이상은 80%나 됐다. 반면 인구수에 있어서는 20대와 30대가 전체 유권자의 절반에 가깝고 50대 이상은 전체 유권자의 4분의 1에 가깝다.

이동관기자 llddk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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