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북 선박 나포 사태 마무리

스커드 미사일 15기를 실은 북한 화물선 소산호에 대한 공해상 나포사태가 예멘 정부의 강력한 항의를 받은 미국의 화물선 억류해제 조치로 일단 마무리됐다.이에 따라 향후 상황전개에 따라 심각한 상황까지 우려됐던 한반도 전반의 안보정세도 진정국면을 맞게 됐으나 유례없는 미국의 북한 화물선 나포사태는 적지 않은 시사점을 던져준게 사실이다.

우선 미국은 공해상에서의 화물선 나포를 통해 북한의 미사일 수출 지속행위에 대한 분명한 대북(對北)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또 북한의 미사일을 구입하려는 국가나 단체에 대해서도 미국이 지켜보고 있음을 경고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이와 함께 그동안 평화적·외교적 해결 노력을 강조했던 것과 달리 향후 대북정책 추진과정에서 핵,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확산을 막기 위해선 언제든'선제적 억지전략'을 실천할 수 있음을 대내외에 보여준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사태가 일단락됨에 따라 북미관계를 비롯한 남북, 북일관계에 당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은 그리 많지 않다.이는 미국이 북한선박을 억류하고 있던 상태였던 11일 리처드 아미티지 미 국무부 부장관이 미국의 대북정책 변화 여부에 대해 "어떤 변화가 있을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한데서도 드러난다.

그러나 9·11 사태 이후 미국의 최대 관심사가 WMD 확산문제였고, 특히 WMD가 테러집단이나 조직에 흘러들어갈 가능성을 우려했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이 미국의북한에 대한 기본적 불신을 더욱 가중시킬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이와 관련,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11일 이번 사건이 군사기술을 전세계에 확산시키려는 북한의 의도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으며, 미국도 군사기술의 확산에서비롯되는 위험을 널리 알릴 뜻이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북한이 이번 사태에 대해 어떻게 반응할 지 여부에 따라 북미간에는 핵 이외에 미사일 문제를 둘러싼 본격적인 공방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당장 유엔주재 북한대표부의 한 관리는 "화물선 나포는 큰 실수를 의미하는 것"이라면서 이번 사태와 관련해 미국을 강력히 비난하고 나섰다.

하지만 북한이 이번 사태에 반발해 실질적인 조치를 취함으로써 북미간의 관계를 더욱 경색시키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정부 당국자는 12일 "북한의 미사일 수출이 처음 밝혀진 새로운 것이 아닌 만큼미국의 대북정책 기조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전반적인 분위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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