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인제, 정몽준 편들기 감상법

대선을 6일 남겨두고 이회창.노무현 후보의 지원유세에 나선 이인제 자민련 총재권한 대행과 정몽준 통합21 대표는 걸어온 정치이력에서 같은 점과 다른 점이 상존한다.대망을 꿈꿨다가 도중하차한 것이나 두 사람 모두 후보 단일화(경선) 과정에서 노무현 후보에게 밀린 점은 일치한다.

그러나 정 대표는 단일화에 깨끗이 승복한데 반해 이 대행은 경선과정의 '보이지 않는 손'에 불복, 탈당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이미지 면에서도 두 사람은 '세대교체', '젊다', '야심가'라는 점에서 엇비슷한데가 있으나 이 대행이 '서민적'이고 '당차 보인다'는 느낌이라면 정 대표는 '귀공자풍'에다 '부드러운 인상'이 느껴진다.

◇강점=이 대행의 강점은 뭐니뭐니 해도 선거를 여러번 치러본 경험이 많다는 것. 97년 초부터 당시 집권당이었던 신한국당 9룡 중 한 명으로서 치열한 경합을 벌였고 나중 국민신당을 창당해 단기필마로 출마, 풍부한 선거경험을 쌓았다. 특히 단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독설은 혀를 내두를 정도. 특히 이번 지원유세에서도 노무현 후보를 겨냥한 공격을 쏟아낼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의 강점은 지역구 4선 의원임에도 불구, '신선하다'는 것이다. 여기다 월드컵 특수로 20.30대 젊은층 사이에서 여전히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으며 '아줌마 부대'의 관심도도 여전하다.

정 대표는 유세에서 이회창 후보에 대한 직접 비난을 피하면서 정치개혁과 행정수도 이전을 비롯한 경제현안을 지적하며 노풍 재점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실제 득표력=두 사람의 지원이 어느 정도 이.노 후보의 득표력에 도움이 될 지는 현재로선 단언키 어렵다. 한나라당은 '단일화 약발이 떨어졌다'며 정 대표를 평가절하하고 있고 민주당도 '습관적으로 경선에 불복'한 점을 들어 이 대행을 무시하고 있다.

다만 득표력 범위를 이.정간 지역구로 좁혀 생각해 볼 수 있다. 공교롭게도 충청권과 울산(PK)지역은 모두 이번 대선의 전략지다. 두 사람 모두 이들 지역에 단단한 입지가 있음을 감안하면 충청권과 PK지역 표심의 변화도 예상할 수 있다.

JP의 암묵적 지원 아래 이 대행이 자민련 의원들과 함께 충청권을 누빌 경우 '행정수도 이전'으로 달아오른 '노풍'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반대로 정 대표가 지역구에 상주하면서 TK.PK 공략에 나설 경우 현재의 '동남풍' 열기가 탄력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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