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물 건너간 행정 수도 토론

명칭.시간.방식 이견 입씨름만 하다 등돌려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이회창.노무현 후보간 TV토론이 무산위기에 놓였다. 양측은 서로 '네탓' 공방만 벌이다 13일 오후 겨우 실무접촉을 가졌으나 토론의 주제와 명칭, 토론방식 등을 놓고 입씨름만 하다 등을 돌렸다.

양측은 추가 접촉 가능성에도 고개를 젓고 있다. 실무협상 결렬 뒤 양측은 서로 상대방을 나무라면서 "TV토론의 의지가 없다"고 비난했다.

한나라당 양휘부 특보는 "민주당이 종합토론을 갖자며 엉뚱한 정치공세를 펴려 한다"며 "우리는 취지에 맞게 '수도서울 이전' 문제로 국한해 토론을 갖자고 했으나 저쪽(민주당)이 고집을 피웠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홍승태 미디어기획단장은 "우리는 토론 명칭을 '행정수도 건설'이 아닌 '수도서울 이전'으로 바꾸자는 한나라당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며 "행정수도 이전공약을 '서울 천도(遷都)'로 변질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토론 일시는 14일 오전 10시안(한나라당)과 15일 저녁 프라임타임안(민주당)을 두고 논란을 벌이다 양측이 절충, 14일 오후로 의견이 좁혀졌으나 이번에는 토론 시간을 1시간으로 할지 2시간으로 할지 견해가 맞섰다.

민주당은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 2시간 동안, 한나라당은 오후 8시부터 9시까지 1시간 동안 열 것을 주장,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심지어 사회자 문제에도 입장이 맞섰다. 민주당은 현 합동토론 진행자인 염재호 고려대 교수를 희망했으나 한나라당은 다른 사회자 지정을 주장했다. 또 토론방식도 한나라당은 사회자 질문과 후보 상호토론을 반반 나누고 소주제를 미리 정하자는 입장인데 반해 민주당은 사회자 개입없이 후보들끼리 자유롭게 토론하자는 방식을 선호했다.

민주당 김한길 미디어선거본부장과 한나라당 양 특보는 서로 상대방의 무성의를 비난하며 "내일 아침까지 협의하자", "더 이상 만날 의미가 있겠느냐"며 신경전을 벌였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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