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하위권大 대량 미달 사태

2003학년도 대입 정시모집에서 정원 역전시대를 맞아 예상됐던 일부 중.하위권 대학들의 대량 미달사태가 현실로 나타났다. 또 분할모집을 실시한 중위권 대학들은 경쟁률이 크게 높아져 합격선이 다소 올라갈 전망이다.

대구.경북지역을 비롯한 전국 각 대학이 13일 원서접수를 마감한 결과 일부 중.하위권 대학에서 미달 또는 정원을 겨우 채우며 낮은 경쟁률을 기록한 학과가 속출했다. 이같은 상황은 복수합격자의 연쇄이동으로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이며 전문대 입시에서도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수도권 주요 대학에서는 상위권 수험생들의 소신지원과 중하위권의 안전지원 경향으로 서울대 등 상위권 대학과 분할모집 대학들이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한편 접수 마감일인 13일 오후 각 대학 접수창구에는 지원학과를 결정짓지 못한 수험생들이 몰려 막판 눈치경쟁은 여전했다. 경산대의 경우 0.3대1의 경쟁률을 기록한 한국어문학부 야간 등 전체 24개 모집단위 가운데 8개가 미달됐다. 응용화학공학부와 건설공학부 야간이 미달된 경일대는 전기.컴퓨터제어공학부 야간(1.0대1) 등 12개 모집단위가 겨우 정원을 넘겨 복수합격에 따른 연쇄이동으로 대거 미달될 우려를 낳고 있다.

경산대와 경일대의 전체 경쟁률 역시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내려가 각각 1.8대1, 2.2대1을 기록했다. 반면 분할모집을 실시한 영남대, 계명대는 경쟁률이 수직상승했다.

영남대는 지난해 2.4대1에서 '가'군 4.0대1, '다'군 5.5대1로 최종집계됐다. 계명대도 '나'군 4.1대1, '다'군 7.7대1로 지난해보다 2배 이상 경쟁률이 높아졌다. 경북대는 2.2대1, 포항공대는 2.8대1, 대구가톨릭대는 3.2대1, 대구대는 4.1대1의 경쟁률을 보였으며 △금오공대 3.1대1 △대구외국어대 2대1

△대구예술대 2.8대1 △동양대 가군 1.9대1, 다군 1.5대1 △안동대 2.9대1 등으로 나타났다. 모집단위별로는 올해도 전통적 인기학과인 의예.한의예.약학계열 강세가 이어졌다.

영남대 '다'군 약학부는 36.7대1, 의예과는 13.9대1이었으며 대구가톨릭대 의대는 16.4대1, 계명대 의대는 7.3대1, 경대 의예과는 2.28대1, 경산대 한의예과는 4.7대1로 나타났다. 한편 서울대는 3.0대1, 고려대는 4.2대1, 연세대는 4.1대1을 보였으며 한양대와 한국외대의 '다'군은 44.7대1과 23.7대1의 초강세를 보였다.

이상헌기자 davai@imaeil.com

◈ 지역대학 지원 경향

13일 원서접수가 마감된 올해 정시모집에서 지역대학들은 모집군 분산에 따른 영향으로 희비가 교차했다. 지난해보다 수능응시자가 크게줄어든데다 수시모집 합격자의 등록이 의무화되면서 정시모집 지원자 수가 감소했지만 일부 대학에선 경쟁률이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높아진 것.

지난해 '나'군에서 2.4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던 영남대는 올해 '가'군 4.0대1, '다'군 5.5대1을 보이며 대폭 경쟁률이 상승했다.계명대도 '나'군 4.1대1, '다'군 7.7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수험생들이 다른 군에 소신지원한 뒤 '다'군에 보험성 지원을 하면서 경쟁률을 끌어올린 것.

이들 대학의 분할모집 실시로 경일대 등 일부 대학은 경쟁률이 지난해보다 급감했다. '다'군인 경일대의 경우 지난해 5.2대1이던 경쟁률이 올해는 절반수준인 2.2대1에 머물렀다.

수험생들의 막판 눈치작전도 치열했다. 경북대는 13일 오후 3시 현재 경쟁률이 1.5대1 수준이었으나 막판에 지원자가 몰려 최종경쟁률이 2.2대1로 올라갔다. 대구가톨릭대에서도 400여명의 수험생들이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접수현황을 지켜보느라 마감시간인 5시를 넘긴 뒤 원서를 냈다.

대학별 주요 학과의 경쟁률을 살펴보면 경북대에서는 수의예과가 최고경쟁률을 보여 5.4대1을 기록했으며 독어독문학과가 4.5대1로 뒤를 이었다. 미달학과는 없었으며 최저 경쟁률은 식품공학과로 1.28대1이었다.

영남대는 '다'군 약학부가 37명 모집에 1359명이 지원, 36.7대1의 경쟁률로 지역대학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다'군 영어영문과 15대1, 의예과 13.9대1을 나타냈다. '가'군에선 약학부(9.25대1), 경영학부 야간(7.8대1), 체육학전공(6.53대1)이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계명대는 '나'군 4.1대1, '다'군 7.7대1의 경쟁률 속에 '나'군 건축학부가 12.9대1로 최고 경쟁률을 보였으며 정보통신대학(11.6대1), 의과대(7.3대1)의 순이었다. '다'군에서는 사회과학대 10.8대1, 미디어영상대학 9.8대1 순이다. 대구가톨릭대는 지난해 6.27대1에서 3.2대1로 경쟁률이 낮아진 가운데 의예과에 '묻지마 지원'이 몰려 지난해보다 5배나 높은 16.4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약학부(10대1), 유아교육(6.7대1), 간호학과(6.6대1)에 많은 수험생이 몰렸다. 대구대는 지난해 3.5대1보다 다소 오른 4.1대1의 전체경쟁률을 기록했으며 수학교육과가 9.7대1로 최고경쟁률을 나타냈다. 국어교육(8.7대1), 지리교육(8.7대1), 물리치료(7.9대1)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3.6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던 경산대는 일반전형은 2.3대1을 보였지만 404명을 모집하는 특별전형에는 164명이 지원, 0.4대1의 낮은 경쟁률을 보였다.

이상헌기자 davai@imaeil.com

◈ 수도권 대학 지원 경향

수도권 대학.학과들에서는 소신지원과 하향안전지원 경향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등과 의예과, 한의예과 등 인기학과들의 경쟁률은 작년보다 다소 올랐으나 나군과 다군 대학에 안전지원한 수험생이 많아 막판 경쟁률이 폭등했다.

◇재수 각오한 상위권 소신지원=상위권 고3생들은 재수를 각오하고라도 상위권 대학, 인기학과에 지원하는 경향을 보였다. 고득점 재수생 비율이 높은 학과들이다. 고3생들로서는 마음에 들지 못하는 대학에 입학한 뒤 재수하는 이른바 '반수'를 택하느니 고득점 재수생들과 소신껏 맞붙어 보겠다는 의도.

의예과, 법학과 등은 원서접수 마감 전날 이미 대부분 대학이 모집정원을 넘어서 작년보다 경쟁률이 더 높아졌다. 서울대 의예과가 4.27대1, 연세대 의예 4.09대1, 고려대 의대 3.56대1을 기록했으며 법대는 서울대 2.97대1, 고려대 4.18대1 등이었다.

인기학과 강세에 따라 상위권 대학들의 전체 경쟁률도 높아졌다. 서울대는 최종 경쟁률이 3.06대1로 지난해 2.59대1보다 올랐고 연세대와 고려대도 3.98대1과 3.73대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중.하위권 경쟁 치열=수능성적이 작년보다 더 내려가면서 1점 단위로 수천명의 수험생이 밀집한 중.하위권 수험생들의 경우 막판까지 치열한 눈치작전을 펼쳤다. 한두개 군에서 합격 위주로 안전지원하려는 수험생이 몰리면서 일부 학과 경쟁률은 수십대일로 치솟았다.

경희대 5.95대1, 건국대 6.62대1, 단국대 7.36대1, 동국대 5.56대1 등으로 작년과 비슷하거나 높았다.

특히 가, 나군에 지원한 수험생들이 다군에서는 선택할 수 있는 대학.학과의 폭이 좁아 일부 학과에 집중되는 현상을 보였다. 한양대 다군은 평균경쟁률이 44.73대1, 한국외대 다군도 23.7대1을 기록했다. 이들 대학에서는 올해도 가, 나군 합격자 등록에 따라 합격자들의 대거 이탈이 발생, 끝까지 추가등록이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공계 경쟁률 다소 상승=이공계 학과들의 경우 마감 전날까지 경쟁률이 낮아 대학측의 애를 태웠으나 막판 무더기 지원으로 경쟁률이 다소 높아졌다.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미달 사태가 발생했던 서울대는 공학계열 3.28대1 등 대부분 2대1을 넘었고 연.고대 공학계열도 4대1의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는 교차지원 제한으로 자연계 수험생 비율이 지난해보다 크게 높아진데다 막판 눈치작전에서 경쟁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공학계열 학과들에 수험생들이 집중됐기 때문.특히 생명과학, 생명공학 분야가 인기를 끌어 최근 높아진 생명공학에 대한 관심을 반영했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 원서 접수 후 대비전략

수험생들은 이제 수능시험을 끝내고 성적 발표에 이어 원서 접수라는 또하나의 입시 관문을 지났다. 상위권 소신지원, 중.하위권 안전지원이라는 뚜렷한 차이를 보이며 경쟁률에 따라 웃고우는 수험생들이 많지만 아직 입시가 끝난 건 아니다. 대학별 전형이라는 마지막 단계가 남아 있는 것이다.

지원한 학과의 경쟁률이 높다고 결코 낙심하거나 포기해서는 안 된다. 복수지원의 특성상 합격자 발표 후 대대적인 연쇄 이동이 일어나므로 끝까지 최선을 다한다면 뒤늦게라도 합격의 기쁨을 맛볼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는 것이다. 모집군별 논술.면접 등 전형기간은 가군이 12월14~31일, 나군이 2003년 1월2~19일,다군이 2003년 1월20~2월5일이다.

◇논술고사가=대학별 논술고사는 다음주부터 시작된다. 논술고사를 치르는 대학은 모두 24개. 이들 대학에 지원한 수험생, 특히 경쟁률이 높은 학과에지원한 수험생들로서는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

수능, 내신 등에서 합격선에 맞물린 수험생들에게는 논술이 결국 당락을 좌우할 수밖에 없기 때문. 특히 고려대,연세대 등 반영비율이 높거나 기본점수가 주어지지 않는 대학에서는 논술 성적에 따라 수능점수 몇 점씩의 차이가 뒤바뀌기도 하므로 유의해야 한다.

입시전문가들은 "고전과 기출문제를 점검해나가되 실전 연습을 반드시 해야 한다"면서 "모범적인 예문 몇 개는 통째로 외워 기본 형식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논술고사 실시일은 20일 한양대 이화여대 경희대, 23일 성균관대, 24일 경북대 연세대, 26일 부산대, 30일 고려대, 1월7일 서강대 한국외대 등이다.

◇면접.구술고사=정시모집에서의 면접.구술고사 비중은 미미한 편이지만 일부 대학에서는 쉽게 여길 수 없다. 서울대는 2단계 심층면접이 사실상 당락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반영 비율이 낮은 대학이라고 해도 경쟁률이 높은 학과에 지원한 수험생이라면 단 1점도 만만하게 봐서는 안 된다. 지원한 대학에서 어떤 형태로면접을 치르고 얼마나 반영하는지 살펴야 한다.

◇추가 합격 반드시 확인=복수지원에 따른 수험생 연쇄 이동은 올해도 불가피한 일이다.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3개 모집군에 모두 지원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므로 대학마다 합격자 발표 후 무더기 미등록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1차 합격을 못 했다고 하더라도 낙심하지 말고 추가 합격에 포함됐는지 끝까지 확인해야 한다.

상위권 대학도 마찬가지. 지난해 경우 대학별 1차 등록률이 서울대 87%, 연세대 67%, 고려대 80%, 서강대 62% 등에 그쳐 예비합격자들이 입학의 기쁨을 맛봤다.다군의 경우 경쟁률이 폭등했다고 하지만 가, 나군에서 합격해 이탈하는 숫자가 그만큼 많은 곳도 다군이므로 여기에 지원한 수험생들은 특히 유념해야 한다. 지난해 다군 일부 대학에서는 모집정원의 5배수 범위에 든 수험생까지 추가합격한 경우도 있었다.

지역에서는 영남대와 계명대가 분할모집하면서 수험생들의 선택폭이 넓어진 만큼 중복합격자도 대거 발생할 것으로 보이므로 내년 2월초까지 합격자 명단을 꼼꼼하게 확인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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