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할구역내 상공업자의 회원 의무가입제 폐지를 골자로 하는 개정 상공회의소법 시행을 앞두고 전국의 63개 상공회의소가 회원수와 회비감소에 따른 살림위축을 우려하며, 각자 자구책을 마련하느라 비상이다.
개정된 상의법의 골자는 상공회원 반기 매출세액 기준으로 당연가입과 자율가입으로 구분, 매출액이 낮은 상공업체의 경우 회원 가입을 자율로 결정할 수 있게 됐다는 것.
협동조합이나 전문가단체 등 상공단체에 대해서도 회원가입 자격을 부여했다. 당연가입 회원은 반기 매출세액(부과세)기준으로 특별시 7억원, 광역시 3억원, 시 1억5천만원 이상이다.
또 회원에 대한 상공의원 선거(투표)권을 회비납부액에 따라 차등 부여하고 상공회의소별 상공의원과 임원 수를 증원했다.
이같은 개정 상의법이 내년 1월1일부터 시행됨에 따라 전국 상의는 내년 상반기중 상공의원 선거와 회장을 포함한 임원 선거를 치를 계획으로 있다.
이중 가장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것은 줄어드는 회비로 인해 각 상의는 쪼들린 살림살이를 살아야 한다는 것. 이 때문에 상의별로 회원확보책을 마련하는 한편 대체 수익사업을 찾는데도 몰두하고 있다. 지역의 대구상의와 달성상의는 생존을 위해 어떤 전략을 세우고 있는지 살펴본다.
◆대구상의
대구상의는 개정 상의법과 관련, 지난 2일 임시의원총회를 열고 개정 정관을 의결, 대구시에 승인을 요청한 상태다.
이에따라 대구지역에서는 반기 매출세액 3억원 이상은 당연가입, 그 이하는 자율가입제로 전환, 그동안 상공회비에 부담을 느껴왔던 영세업체들은 한숨을 돌리게 됐다.
상공회비는 당연가입자의 경우는 부가가치세법 규정에 의한 매출세액을 기준으로 부과하는 액수를 내야하고, 자율가입자는 연간 50만원의 회비만 내면된다.어느 지역보다도 영세업체의 회원구성 비중이 높아 이번 개정 상의법 시행으로 회원업체와 회비 규모가 큰 폭으로 축소, 운영난이 불가피한 대구상의는 회원확보책과 수익증대책을 동시에 모색하고 있다.
대구상의는 현재 회원업체 5천600개중 당연가입 기준에 드는 업체가 800여개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로인해 회비수익이 현재 연간 28억원선에서 17억원선으로 대폭 감소도 불가피하다는 게 상의의 입장.
지난 1906년 창립 이래 최대 위기를 맞게된 대구상의는 우선 안정적인 세원확보를 위해 현재 대구시 땅이면서도 달성상의 구역으로 돼 있는 달성군지역으로까지 관할구역을 확대키로 했다.
개정 상의법에서 관할구역을 규정한 제2장 제5조 1항(상의는 특별시·광역시·시·군(광역시의 군은 제외한다)의 행정구역을 관할구역으로 하여 설립한다)에 기준한 것.
달성공단의 경우 매출세액이 높은 당연가입업체가 많아 이같은 전략을 쓰지 않고서는 눈앞의 난관을 극복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대구시장만 승인하면 합법적으로 달성군지역이 대구상의 관할구역화 되기 때문에 당연가입 업체에 대해서는 내년부터 회비를 부과하고, 그 기준에 미달되는 영세업체에 대해서는 가입을 유도키 위한 홍보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이와함께 대구상의는 정관에 회원 및 준회원의 경영활동 지원을 위해 대구시내 각 구와 달성군에 지회를 둘 수 있다는 조항(제4장 제56조)을 설치, 앞으로 달성군지역에는 지회를 둔다는 복안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 문제는 달성상의가 의원총회를 열어 상의 해산 등 의결과정을 거쳐야 하는 만큼 대구상의가 일방적으로 결정할 일이 아니라는 지적과 함께 달성상의의 반발이 커 과연 성사될는 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 상의회관의 주차장 부지에 '대구경북산업디자인센터'를 건립한다는 사업계획도 확정, 내년 정부 예산에서 50억원을 지원받게 된다. 오는 2005년까지 500억원을 투입, 디자인센터 건물을 완공, 운영을 하면서 현재의 상의 인력을 분산, 경영부담을 줄여나간다는 계획이다.
대구상의는 이번에 정관을 개정하면서 상공의원을 현재 60명에서 내년부터는 80명까지 둘 수 있도록 하면서 이들에게 특별회비(1인당 3천만원)를 내도록 내부지침을 만들었다. 또 임원수도 8명에서 10명으로 늘려 상공의원과 임원들이 내는 특별회비가 상의 운영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대구상의는 중소기업지원자금 배정 등 정부나 지자체로부터의 위임사무를 확보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한편 대구상의는 내년도 예산을 상공의원들이 내는 특별회비를 감안, 올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편성했다.
◆달성상의
달성상의도 지난 2일 임시의원총회를 열고 개정 상의법과 관련한 개정 정관을 의결했다.
지난 1989년 창립한 달성상의도 내년을 운영의 위기로 인식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877개업체를 회원으로 하고 있는 달성상의는 이번 개정 상의법이 시행될 경우 회원수가 절반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회비의 경우는 회원업체수 감소만큼 심각한 수준으로 줄어들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달성상의는 반기 회비수입 규모가 현재 4억5천만원에서 5%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고 내년도 예산을 8억5천만원으로 편성했다. 이진구 사무국장은 "줄어드는 회원업체의 경우 영세업체 위주로 전체 회비 수입에는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회원수 감소를 우려한 달성상의는 제품수출을 위해서는 필수적인 원산지발급증명서를 발급받아야 하는 무역업체를 중심으로 임의가입 회원업체를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한편 달성상의는 이번 정관개정 작업을 하면서 납입연회비 액수를 기준으로 상공의원 투표권수를 차등 부여하는 규정을 삽입했다. 이에따라 납입회비가 50만원=1표, 100만원=2표, 1천만원=9표, 1천만원 초과=10표의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처럼 전국의 63개 시·군 상공회의소들은 창립 이래 가장 어려운 처지에 놓인 가운데 회원확보를 위한 서비스강화를 모색하면서 비영리단체로 제한한 상공회의소법 조항을 고쳐 전자상거래 등 영리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요구까지 하고나선 상태다.
아무튼 지역민들은 상공회의소가 어려운 살림살이속에서도 회원의 공동이익을 꾀하고, 상공업에 관한 회원의 의견을 종합, 조정하여 정부·지방자치단체 등에 건의, 상공업의 경쟁략 강화와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한다는 설립목적에 부합되는 사업을 끊임없이 추진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황재성기자 jsgold@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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