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가도가 막판을 향해 치달으면서 각 당의 폭로·비방전이 가열되고 불·탈법 논란이 이는 등 혼탁 선거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
"네거티브를 지양하고 포지티브 전략을 취하겠다"고 한 이회창 후보의 주장이 무색할 정도로 최근 한나라당의 민주당 비난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불법 선거운동 의혹을 제기하는 한편 비리의혹에 대한 폭로·비방전도 병행된다. 남경필 대변인은 노 후보 측근 로비설과 관련, "문제의 핵심은 김대중 정권과 노 후보의 비리"라며 "검찰, 청와대가 개입하는 한편 민주당 최고위급까지 연루돼 '노 후보 구하기' 작전을 짠 것"이라고 공격했다.
홍준표 의원도 "올해 대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도 이 문제를 지적했으나 이명재 당시 검찰총장 등은 부인했다"며 폭로성 공방을 이어갔다. 불법선거 논란과 관련해서도 이원형 상황실장은 "아르바이트생들이 강남 도곡동 H아파트 등 3만가구에 통계청장 명의로 도서상품권을 돌렸다"고 주장했고 김영일 선거본부장은 "14일 광화문에서 개최된 '여중생 사망사고' 촛불시위에서 이 후보 비방 현수막이 난무했는데 경찰과 선관위의 제지가 없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최근 이 후보 지지를 내세우며 한나라당을 찾는 지지세력들의 기자회견도 네거티브적인 공격성 메시지로 일관하고 있다. 국민통합 21에 참여했던 인사와 전직 초·중·고 교장들은 15일 이 후보 지지선언을 하면서 "당대당 통합을 꿈꾸는 정몽준 대표의 정치행보는 국민적 사기극", "자녀 교육을 망친 장본인은 민주당 정권"이라고 비난했다.
한나라당 인터넷 홈페이지를 열면 자동으로 띄워지는 플래시 배너창엔 노무현·정몽준 두 사람의 우스꽝스러운 캐리커처가 등장하고 '50대50 나눠먹기 러브샷', '비빔밥 신당, 얼룩송아지 정당' 등의 문구가 가미돼 두 사람에 대한 원색적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민주당은 16일 선대위 대변인실와 공명선거대책위 등을 풀 가동, 한나라당이 허위·흑색선전을 일삼고 있다며 한나라당 주장에 적극 대응했다. 민주당은 일련의 불·탈법 선거사례를 공개하면서 "이회창 후보와 한나라당은 낡은 정치의 선거운동을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 이상수 선대위 총무본부장 등 '공명선거촉구단'이 이날 오후 중앙선관위를 방문, 철저한 단속을 촉구했다.
이평수 수석부대변인은 "행정수도 이전을 둘러싼 이회창 후보의 국민을 속인 거짓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며 이 후보의 지난 97년 발언을 들추어냈다. 이 부대변인은 "이 후보가 '경제·문화·행정 모든 문화면에서 대전이 제2의 행정수도로 자리잡도록 적극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며 "자신이 5년전 내걸었던 공약을 알면서도 우리 공약을 반대했으면 이 후보는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이 노 후보측근들의 로비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서도 "허무맹랑한 주장"이라 일축했다. 이낙연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선거종반이 돼도 판세는 다급하고 새로운 트집잡기가 어려우니까 이미 나왔던 턱없는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무차별 비방 폭로전의 일환에 불과하다"고 성토했다.
이와 함께 △자치단체장을 동원한 관권 선거운동 △지역감정 선동 △청중동원, 향응제공, 불법 유인물 살포 △사전 선거운동 △인터넷, 휴대전화를 이용한 불법선거 등 5가지 유형의 불·탈법 선거 사례를 제시하며 한나라당을 공격했다.
선대위측은 "노 후보에 대한 한나라당의 비방과 흑색선전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계속되고 있으며 그 내용은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정도로 부끄러운 작태를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박상전기자 miky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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