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오페라 하우스중 하나가 아마존 밀림속에 지어져 있다면 믿기지 않을지 모르지만 분명히 브라질 북부 밀림도시 마나우스에는 18세기의 고전적인 원형 오 페라 하우스가 세워져 있다. 객석 의자는 조각제품 수준으로 만들어졌고 황금으로 도금한 무대 조각도 유럽의 오페라하우스 보다 오히려 더 화려했으면 화려했지 못하지 않다.
아마존 밀림속 도시에 오페라하우스가 세워진 것은 남미 정복 지배층 귀족들이 멀 고 먼 이역땅에서 무더운 열대지방의 무료함을 메우기 위해 유럽의 오페라단을 수 시로 초청, 공연을 즐기기 위해서였다. 식민지 약탈의 죄악은 컸지만 정글속에 오 페라하우스를 지을 만큼 예술을 사랑하는 열정은 역시 유럽인 답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내년 5월쯤 대구에도 오페라하우스가 준공될 예정이라고 한다. 엊그 제 본사가 조사한 시민문화의식 여론조사에서도 대구시민 78%가 부산의 국제영화 제나 광주의 비엔날레 같은 문화 축제가 될 '오페라 축제' 개최를 희망하는 것으 로 조사됐다.
명색 문화도시라고 자부해온 대구로서는 그럴싸한 국제규모의 문화행사가 없었던 만큼 특색있는 문화축제 하나쯤 만드는 것은 도시의 위상제고는 물론이고 시민들 의 문화의식을 한단계 높여주는데도 도움이 되리라 본다. 다만 대구가 명실상부한 문화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오페라하우스를 세우고 오페라 축제 같은 이벤트성 행 사만 만든다고 해서 문화도시가 될 것이냐는 자기반성이 먼저 따라야 한다고 본다
솔직히 대구시민들의 문화예술 접촉빈도는 전체 인구를 기준했을때 아직 5%를 넘 지못하고 있다. 다시 말해 270만 시민들중 문화예술회관 같은 순수예술 공연장을 찾는 시민은 10만명이 될까 말까 한 수준의 도시란 얘기다. 대부분의 공연에 자리 를 메워주는 관객은 5%이내의 고정관객들이 중복된다.
문화예술회관만 해도 무료 초청장을 보내 주는 지역의 지도계층들은 시장을 빼고는 거의가 자리를 펑크낸다. 절대다수 시민들이 아예 순수 문화예술과는 담쌓고 지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 큼 참담한 수준이다.
관람료가 5만원만 넘으면 대부분 공연은 객석 30~50% 채우기 힘들어 하는 풍토에 서 서울처럼 10만원짜리 수준 높은 공연물은 아예 유치자체가 어렵다. 자연히 3만 ~5만원짜리 공연물이나 불러다 관람 할 수밖에 없다. 적어도 객석이 2천500석은 넘는 회전무대 공연장이 있어야만 서울시민들만 보아온 수준있는 공연물을 유치할 수가 있다. 그만큼 대구시민들의 문화향유 수준이나 조건이 공연시설 낙후등으로 뒤처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대구를 문화도시의 이름값을 못하게하는 요인은 또 있다. 정부나 대구시, 시의회 의 문화쪽 예산 지원 배려가 아쉽다는 점이다. 한 예를 든다면 부다페스트의 다뉴 브강은 대구의 신천처럼 도시 복판을 흐르면서 수많은 다리가 놓여 있다. 이 다리 들의 가로 조명등이 세계적으로 가장 아름다운 야경을 만들어내 유럽도시 중 도시 야경으로는 최고의 관광 수입을 올리는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헝가리 정부와 부다페스트 시민 예술가 공무원들은 이미 200년전부터 강변과 다리 의 가로등 불빛 색상, 기둥의 조각, 등(燈)의 높이 등을 예술적인 기준에서 공동 심의, 끊임없이 엄청난 예산을 아끼지 않고 투자해 왔다. 2차대전 그 황폐한 재정 에도 다리 가로등 개선예산은 꾸준히 투자했고 시민들은 다뉴브강 야경예산 집중 투자로 인한 다른 환경개선 불편을 참았다.
미국 코카콜라회사서 광고를 조건으로 수백만달러 투자를 제안했지만 예술성을 손 상시킨다는 이유로 단호히 거절했다. 그게 지금은 투자예산의 몇갑절 넘는 관광수 입의 근원으로 변모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대구는 도심 야간 조명 예산은 아예 삭감돼 버렸고 일부 시민들은 신 천 분수를 올리면 쓸데없이 전기료 낭비 한다는 비난을 하는 풍토다. 물론 시 재 정이 과다부채 상태라는 애로를 모르는 바 아니지만 문화부문 예산이 너무 적다는 건 대다수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42.6% 시민이 대구가 문화도시 란 자긍심에 부정적이었던 점도 살펴야 한다. 다행히 최근 시의회(문사위)가 다른 부분 예산은 삭감하면서도 예술회관쪽 예산을 증액시켜준 인식변화는 매우 바람 직한 지원이었다. 이제 우리도 부다페스트 시민처럼 문화부문 투자를 위해 도로포장 등 다른 분야의 불편이나 예산부담을 인내하는 여유가 필요하다.
더구나 야외음악당이나 오페라 하우스도 따져보면 코오롱공장 부지와 제일모직 공 장부지에 숨막히는 집단 아파트 단지를 허가, 막대한 이익을 건네준 대신 코오롱 과 삼성재벌로부터 기증받은 문화시설인 만큼 최대한 문화시설을 향유해야 한다. 오페라 하우스 건립을 계기로 멋진 축제도 만들어 정치.경제적으로 잔뜩 가라앉은 대구의 문화도시 명성을 되찾을수 있도록 해보자.
그러기위해 지도계층과 시민들 은 문화공간을 더 자주 찾는 문화시민으로 성숙되고 예산을 맡은 시와 의회는 문 화인프라 지원에 더 큰 애정을 기울여 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대선 후보중 서울 대전 수도이전 시비 만큼 대구와 대구문화문제도 신경써준 후보가 누구인지도 짚 어보자.
김정길(부사장)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