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02 월드리뷰-미 공화당 상.하원 장악

워싱턴 정계는 2002년을 '선거의 해'라고 호칭했다. 이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향후 정치적 명운을 판가름하고 공화, 민주 양당의 정국 주도권 향배를 가늠하는 중간선거가 2002년 11월 5일 치러졌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번 중간선거를 통해 상원 100명 가운데 34명, 하원 435명 전원, 주지사 50명 가운데 36명을 개선했다. 부시 대통령의 공화당은 이른바 '슈퍼 화요일 결전'을 통해 양원에서 원내 과반수 의석을 확보해 명실공히 의회를 장악했다.

공화당은 상원에서 과반수인 51석을 확보해 47석을 얻은 민주당을 따돌리고 다수당 위상을 재탈환했다. 공화, 민주 양당은 1석을 두고 7일 루이지애나 주에서 결선투표를 벌였다. 이 선거에서는 민주당의 메리 랜드류 후보가 공화당의 하이크 테럴 후보에게 승리함으로써 상원 정당별 의석수는 공화 51석, 민주 48석, 무소속 1석으로 확정됐다.

하원선거에서는 공화당이 과반수 의석인 218석을 훌쩍 뛰어넘어 당초 예상됐던 223석보다 많은 의석을 확보함으로써 하원내 다수당 위치를 다시 굳혔다. 부시 대통령의 공화당이 "압승"을 거둔 셈이다.

지난 1세기 동안 집권당이 하원 중간선거에서 의석을 늘리기는 이번이 세번째이며 상원에서 승리하기도 20년 만에 처음이다. 이로써 공화당은 집권당의 중간선거 고전 '징크스'를 말끔히 씻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부시 대통령은 중간선거 승리의 여세를 몰아 이라크를 겨냥한 대(對) 테러전쟁 확전 및 대북 강경정책 등 보수우익 강성의 '부시외교' 기조를 더욱 구체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부시 대통령은 연말 의회를 통과한 국토안보부 신설안에 의거해 정부조직 재편을 가속화하는 한편 폴 오닐 재무장관과 로런스 린지 백악관 경제수석보좌관 등 경제팀 경질을 통한 내각 쇄신으로 대의회 관계를 새롭게 정립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케 됐다.

부시 대통령의 그 같은 강성 국정운영 변화는 공화당의 상하원 장악에서 비롯했다고 할 수 있다. 공화당의 상하원 장악은 결국 부시 대통령에게 의회 및 정국을 주도해 향후 2004년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주었기 때문이다. 반면 민주당은 중간선거 패배로 정국운영에서 수세에 몰리게 됐으며 2004년 대선을 앞두고 예비주자들간 후보 판도에도 적지않은 변화를 겪게 됐다.

공화당은 새해초 제108대 국회가 정식으로 출범하면 상원 산하 16개 상임위원장직을 독식하면서 원을 새롭게 구성해 행정부-의회관계를 새롭게 정립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화당은 이미 내년 1월 3일 구성되는 새 국회 상원 상임위원장단을 내정하고인선을 마친 상태다.

워싱턴의 정통한 의회소식통은 "공화당의 의회 장악으로 부시 행정부와 의회간 정책조율과 협조가 원만하고 부드러워질 것"이라면서 그러나 "비록 공화당의 의회장악에도 불구하고 부시 대통령-의회관계 및 공화, 민주 양당 역학관계는 정치변수와 양당 지도부의 정치력에 따라 상황이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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