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농촌유권자 "후보 얼굴 좀 봅시다"

북부지역 농촌주민들이 대선을 3일 앞두고 상대적 소외감이 심각하다. 이번 선거는 대규모 정당 연설회 대신 공중파와 인터넷 등을 통한 선거문화가정착되면서 농촌지역이 상대적으로 선거에서 소외를 받고 있다는 불만이다.

게다가 여느때 선거와는 달리 이번 선거기간 동안 후보자 얼굴은 고사하고 사흘이 멀다하고 논.밭두렁을 찾아 흙손을 부여잡으며 한표를 부탁하던 운동원들 조차 찾아 볼 수 없기 때문.

심지어 농촌 주민들이 미디어 선거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어 선거분위기까지 냉담, 도시지역과는 달리 투표율마져 떨어질 것으로 보이면서 선관위가 투표참여 캠페인을 벌이는 형편이다.

농민 김정호(65.영양군 입암면)씨는 "농촌 유권자 대부분이 고령으로 정당연설회가 없으니 관심이 떨어지는게 사실"이라며 "농촌에서는 TV를 안보면 선거가 있는지조차 알 수 없다"고 한다.

특히 농촌주민들은 선거 기간만이라도 후보자들이 농촌지역을 찾아 민심을 살피고 농민들의 고통과 농촌현실을 직접 접해야 올바른 농업정책을 펴지 않겠느냐는 볼멘소리도 높다.

14일 열린 청송지역 모정당 연설회에는 국회의원 1명만이 참가했으며, 그나마 농민단체 회원들의 '비리의원 구속 촉구 집회'로 연설회가 무산될뻔 했다. 또 15일 봉화군 물야면에서 열린 한나라당 연설대담장에는 20여명만이 참여해 냉랭한 선거 분위기를 그대로 보여주었다.

봉화군선거관리위원회 송홍동 지도계장은 "현재의 분위기라면 투표율 저조가 불보듯하다"며 "투표율을 끌어 올리기 위해 캠페인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했다. 일부 주민들 사이에는 이번 대선에서 북부 농촌지역이 후보자들에게 소외받는 것은 그동안 지역성을 따져 투표했던 유권자들 스스로가 가져 온 것으로 반성해야 한다는 반응도 있다.

황병만(54.청송군 진보면)씨는 "그동안 특정정당의 일방적 지역성 투표가 이번 선거에서 한쪽은 '장담'하고 또 다른 한쪽은 '포기'하면서 민심달래기 등에서 소외를 받고 있는 것"이라 했다. 한편 농민들은 선거문화가 건전하게 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농촌지역의 특수한 상황을 감안해 농민들이 선거에서 주체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봉화.김진만기자 factk@imaeil.com

영양.엄재진기자 2000j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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