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장.부기장 식사 다르네

해외 여행이 보편화되면서 기내에서 한번은 먹게 되는 기내식. 기내식은 어떻게 만들어질까?김해국제공항 인근에 있는 대한항공 부산기내식사업소. 오전 7시30분이면 조리사 등 120여명의 직원들이 승객들에게 제공될 기내식을 만들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인다.

밥을 짓고 고기를 굽고, 야채를 다듬는 등 각 분야별로 조리가 끝나면 자동화로 깨끗이 씻긴 그릇들이 즐비하게 놓여진다. 이어 직원들이 빠른 손놀림으로 한식과 일식, 양식에 맞는 음식들을 담아낸다. 커피잔과 수저만해도 1만개가 넘는다.

이렇게 만들어진 하루 5천끼의 기내식이 대한항공을 비롯해 노스웨스트, 일본항공 등 9개 항공사에 납품된다. 이 자체가 가공 수출인 셈이다.국제선에만 제공되는 기내식은 가격으로 따지면 1인당 최저 5천원에서 미주나 유럽행 퍼스트클라스의 13만원까지 다양하다.

메뉴는 승객의 기호와 국적분포, 음식문화, 전통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칼로리가 높은 식품으로 구성된다. 그러나 소화가 쉽지 않거나 혐오감과 좋지 못한 냄새가 많이나는 식품은 메뉴에서 제외된다. 고기류는 지방제거가 필수다.

기내식은 조리된 음식을 즉시 제공하지 않고 상당시간 냉장보관 후 서비스됨으로써 위생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이덕재(43) 차장은 "이 곳은 미 항공우주국이 우주인에게 위생적이고 안전한 식품을 공급하기 위해 개발한 HACCP(식품위해요소 중점관리기준)를 도입, 엄격히 적용하고 있다"고 했다.

기내식은 비행시간별로 제공되는 횟수도 다르다. 2시간 이하 거리는 1식이, 9시간이하는 1식과 샌드위치류가, 9시간 이상은 2식이 각각 제공된다. 재밌는 사실은 승무원 가운데 기장과 부기장의 식사가 다르다는 점이다. 이는 음식으로 인한 배탈 등 만약의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서로 다른 음식을 먹는다는 것.

부산.이상원기자 seagul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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