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위기냐 아니냐"는 느끼는 사람에 따라 다를 것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지금은 위기라고 말하고 있다. 왜일까. 물론 경제때문이다. 이번 대선에서도 유권자의 제일 큰 관심이 경제로 집약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경제 중에서도 부채가 문제이다. 전문가들이 추정하는 국가부채가 자그마치 760조원. 물론 정부의 공식적인 국가채무는 122조원이지만. 게다가 가계부채도 오는 연말이면 438조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가계부채는 스웨덴 등을 금융위기로 몰아넣은 요인이었다는 점에서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여기에다 IMF위기를 극복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던 재정흑자도 이제는 적자로 돌아섰다. 기댈 언덕이 없어진 것이다. 그래서 '제2위기설'이 솔솔 나돌고 있다.
◈지금은 위기적 상황
여기에다 우리는 10년 후에는 무엇을 먹고 살 것인가에 대한 해답도 내놓고 있지 못하다. 희망을 심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이웃의 중국은 급성장하면서 우리의 시장을 잠식해 오고 있다.
소위 '중국 위협론'이다. 그 외 심각한 국민갈등이나 국론분열 그리고 북핵문제 등 엄청난 위기가 산재해 있다. 그러나 정확히 말하자면 아직은 위기가 아닌 위기적 상황인 셈이다.
어떻든, 위기에서 지도자의 역할은 너무나 크다. 그래서 위기적 상황에서 위대한 지도자가 나오는 것이다. 그 예가 미국의 루즈벨트대통령, 레이건대통령, 영국의 대처총리 그리고 우리나라의 박정희대통령 등이 다. 이들의 공통된 특징은 바로 위기의 상황에서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정확히 꿰뚫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것은 바로 개혁이었다.
루즈벨트는 '작은 정부 큰 시장'에서 '큰 정부 작은 시장'으로, 레이건은 루즈벨트의 케인즈 경제학이 체제피로현상을 보이자 즉각 '작은 정부 큰 시장'으로 바꾸어 일본경제에 짓눌리던 미국경제를 살려냈다. 대처는 노동 복지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영국병을 고쳤고 박정희는 차관경제 정부와 수출주도 경제 등 소위 박정희모델로 세계를 놀라게 한 한강의 기적을 이루었다.
그러나 위기상황을 벗어난답시고 개혁을 시도하다 엉터리 개혁으로 나라를 망친 지도자들도 있다. 모택동 등 공산권 지도자들이 여기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대약진운동이나 인민공사 등이 모두 실패로 끝났고 북한의 천리마 운동도 실패였다. 국민의 정부 경우는 IMF위기는 구했으나 개혁에는 실패한 편이다.
의료개혁, 교육개혁이 그렇고 기업개혁은 성공적인 면도 있으나 관치금융 등이 여전하다는 점에서 역시 어설픈 개혁이었다고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세계 1차대전후 독일의 바이마르 헌법과 닮은꼴이라고나 할까. 현실을 무시하고 지나치게 이상을 추구하다 실패한 점에서.
◈누구를 뽑을 것인가
그렇다면 누구를 뽑을 것인가는 자명해졌다. 유권자의 절대적 다수가 경제대통령을 원하는 이상 수명이 끝난 박정희모델을 이을 모델에 대한 비전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 그러나 불행히도 이런 후보는 없다. '나라다운 나라'나 '새로운 대한민국'과 같은 목표제시는 있으나 비전이라고 할만한 것은 없다.
DJ노믹스처럼 깃발은 있으나 그 깃발안에 그림이 없는 것이 그렇다. 따라서 참다운 비전에 가장 접근한 정책을 제시했거나 덜 부실(不實)한 사람을 뽑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투표를 하지 않는 것은 죄악임을 명심해야 한다.
또한 위기에서 뽑는 대통령인만큼 이미지보다는 정책과 비전으로 뽑아야 한다. 이미지가 밥 먹여 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선거가 미디어 선거의 양상을 띠면서 각당은 모두 이미지부각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어 더욱 그러하다.
특히 TV정치(Telepolitics)의 경우는 심하다. 사상 첫 TV토론이었던 미국의 케네디와 닉슨후보간의 토론에서 증명되었던 사실이다. 결국 돈 선거는 상당히 시정되었으나 이미지선거라는 약점이 노출된 것이다.
우리가 원하는 정책선거의 실천을 위해서도 그리고 순간의 선택이 5년만 좌우하는 것이 아니라 100년도 좌우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갖가지 요소를 감안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그것은 국민을 하나되게 하는 리더십이나 깨끗한 도덕성 등 갖가지 지도자의 덕성들이다.
서상호 본사주필〈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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