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부동층 15%가 승부 가른다

18일 자정을 기해 22일간의 선거운동이 모두 마감된다. 운명의 투표일을 하루 앞 둔 18일 현재 한나라당은 미세한 차이의 역전을, 민주당은 우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서로 승리를장담한 채 막판 서울지역 유세를 폈다.

양당은 또한 각종 여론조사를 통해서도 여전히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이 15% 이상 남아 있고 서울과 수도권 그리고 충청권과 부산.경남권 등 전략지역에 부동층이 몰려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들의 향배가 승부를 가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세대간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정치 성향도 승부의 최대 변수로 등장하고 있어 양당은 세대간 투표율의 차이를 놓고서도 갖가지 분석을 내놓고 있다.

또한 무소속의 장세동 후보가 18일 사퇴, 전국적으로 약 1%(30만표) 전후가 될 것으로 보이는 장 후보 지지층의 이동 여부도 박빙의 승부에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북한핵문제와 노무현 후보의 행정수도 이전을 둘러싼 논란을 계기로 보수층의 표결집 현상이 나타나고 서울.수도권의 표심이 흔들리기 시작해 지난 주말과 휴일을 계기로 판세를 역전시킨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같은 분석을 근거로 50만표 이상 역전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나라당은 또한 영남권의 절대적인 우세를 바탕으로 서울과 수도권 제주가 백중, 17일 이회창 후보가 집중 공략한 충청권 백중 우세, 강원 우세, 호남 절대 열세를 보이고 있다며 20~30대에서의 열세를 40대 우세, 50대 절대 우세로 상쇄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은 행정수도 이전 논란으로 잠시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었다가 지난 주말 국민통합21 정몽준 대표의 가세로 다시 격차를 벌려 단순지지도 6~7%, 판별분석4~5% 차이로 안정권에 접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안보.색깔공세가 표심에 별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민주당은 적게는 50만표 많게는 150만표까지 표차이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지역별로는 서울.수도권.충청 우세, 강원.제주 백중 우세, 호남 절대 우세 등 거의 전지역에서 앞서고 영남권에서만 절대 열세로 보고 있다. 연령대별로는 20~30대의 압도적 우위와 40대에서 우세를 주장하고 있다.

한편 이번 대선의 전체 유권자수는 3천499만1천529명으로 투표율을 15대 대선과 비슷한 80% 안팎으로 계산할 경우 대략 2천800만명이 투표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 1.2부

◈ 충청표심

16대 대선 투표일을 하루 앞둔 18일까지도 한나라당 이회창, 민주당 노무현 후보간 오차범위내 접전양상이 전개됨에 따라 '투표율'과 '충청권 표심'이 대선향배를 가를 막판변수로 꼽히고 있다.

이에 투표율에 따른 각 후보간의 득실과 행정수도 이전논란에 따른 충청권 표심동향을 확인하는 것도 대선향배를 예측하는 지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역대 대선에서 큰 영향을 미쳐왔던 '북풍'(北風)은 대선막판 북핵문제가 돌출했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충청표심

역대선거에서 드러난 충청권의 투표성향은 변화에 둔감하거나 변화를 두려워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마디로 보수적이라는 것이다. 그래선지 이번 대선에서도 충청권의 부동층이 막판까지 가장 두터운 것으로 나타났고 충청권표심의 바로미터로 읽힐 수 있는 자민련 김종필 총재가 '대선 엄정중립'을 선언하면서 충청권 표심을 안개속으로 밀어넣었다.

지난 대선에서 김대중 대통령이 39만표차로 승리했지만 충청권에서의 득표차가 40여만표였다. 그래서 충청권표심이 사실상 지난 대선의 향배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이번에도 이같은 양상이 재연될지 주목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는 JP가 DJP연대를 통해 충청표를 몰아주는 역할을 했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꿈쩍도 않고 있다. 대신 자민련 이인제 총재권한대행과 국민통합 21 정몽준대표가 각각 지지유세 등을 통해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민주당 노무현 후보를 대신한 치열한 대리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 새로운 양상이다.

충청권 표심은 노 후보가 행정수도 이전공약을 내세우면서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행정수도가 이전할 경우 혜택을 보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상승작용을 불러일으키면서노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올라가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행정수도 이전 논란이 전국적 쟁점으로 불거지고 '시끄럽고 싸우는 것을 충청도로 옮기겠다'는 노 후보의 인천발언이 전해지면서 행정수도이전 공약에 관심을 가졌던충청권민심이 다시 이탈하고 있다는 것이 한나라당의 분석이다.

이처럼 한나라당과 민주당 선거관계자들이 분석하는 충청권 표심은 팽팽한 균형상태. 한나라당이 충북과 농촌지역을 중심으로 지지세를 확산시키고 있는 반면 민주당은 대전 등 도시지역을 중심으로 다소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한나라당이 막판 조직력을 풀가동하면서 반전을 자신하고 있는 반면, 민주당은 분위기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한나라당은 이 후보의 고향이 예산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충청도 사람들에게 감성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자민련에서 한나라당으로 이적한 의원과 대부분의 자민련 소속 지역구 의원들도 이 후보 지지에 나서고 있다는 점도 한나라당에 유리하다. 대선막판들어 이적의원과 지구당 위원장간의 바닥표훑기 경쟁도 이 후보 지지율 제고에 도움이 되고 있다.

반면 민주당도 박병석, 송석찬, 송영진, 홍재형 의원 등 6명의 의원들이 남아있지만 대부분이 '반노(反盧)성향'이라는 점때문에 조직력을 기대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민주당은 충청권에서 최소 50만표 이상 앞설 것으로 자신하고 있고 한나라당은 50%이상 득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 투표율

각 당들과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이번 대선의 마지막 변수로 투표율을 들고 있다. 이회창, 노무현 후보의 지지도가 연령별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고 선거마다 40대 이상의 유권자들이 20.30대 보다 높은 투표율이 재연된다면 두 후보의 득표율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최근 한 여론조사기관의 자료에 따르면 이번 대선에서도 연령별로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응답자가 50대, 40대, 30대, 20대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박빙의 승부로 펼쳐지는 이번 대선에서 투표율이 주요 변수로 적용될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75~80%로 지난 대선보다 다소 낮은 투표율이 예상된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박빙의 승부를 감안하면 전체 유권자의 20%에 달하는 부동층의 투표율도 주요 변수다. 현재까지 부동층은 대전·충청이 가장 많고 강원-인천·경기, 부산·경남,서울, 대구·경북, 광주·전라, 제주 순으로 조사됐다.

원적과 인구수 등을 감안할 때 서울과 충청권, 부산·경남에 부동층이 넓게 포진하고 결국 두 지역이 이번 대선의 향방을 결정짓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양당은 두 지역의 투표율 변화에 이견을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지역정서를, 민주당은 단일화 바람을 이유로 들어 두 지역의 '투표율이높아지더라도 서로 자신들 표로 흡수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선거일의 날씨도 투표율에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영상의 기온이면 빙판이 없어 나이 든 유권자가 많은 우리당 지지층이 투표하기 쉬워진다"며 "아침에 눈.비가 오면 민주당 지지성향이 강한 젊은층이 투표장에 덜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날씨가 포근하면 "20대와 어린 자녀를 동반한 30대 유권자의 투표소 걸음이 한결 쉬워질 것"이라며 "투표 2, 3일 전 눈이 많이 와 젊은 유권자들이 스키장 등으로 빠져나가는 사태를 가장 우려했지만 현재로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말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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