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열린 유엔 아시아·태평양 인구회의가 미국의 독선적인 자세로 난항을 겪고 있다.세계 40여개국 대표들이 모인 가운데 방콕에서 16일 시작된 인구회의는 인구와 가족계획, 생식건강, 에이즈와 빈곤 문제를 다루며지난 94년 이집트 카이로에서 채택된 인구회의 선언을 바탕으로 17일 이행계획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미국은 카이로 선언의 일부 문구가 낙태와 미성년자 성관계를 조장한다며 선언 지지를 재확인하려면 광범위한 수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미국의 주장은 선언문에 포함된 '생식건강서비스'와 '생식권', 에이즈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한 '꾸준한 콘돔 사용'이 낙태와 미성년자성관계를 옹호한다는 이유로 이를 삭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또 청소년들에게 콘돔 사용을 권장하지 않고 금욕할 것을 주장, 다른 대표들로부터 미국의 요구대로 선언문을 수정하면 내용이약해지고 열악해진다는 반발을 일으키고 있다.진 듀이 미국 인구·난민·이주 담당 국무차관보는 회의 참가국중 이같은 입장을 취한 것은 미국뿐이라는 사실을 시인했으나 미국이 카이로선언 지지를 철회할 것이라는 소문은 부인했다.
그는 "미국은 카이로 회의의 전반적인 목표를 강력히 지지한다"면서 일부 국가들이 미국이 이행계획에서 빠지거나 이를 뒤집으려 한다는 거짓말을 퍼뜨리고 있다고 비난했다.그러나 미국의 민간단체 국제인구행동(PAI)은 미국 대표단이 보수 지지층의 비위를 맞추려는 정부의 정치적 의제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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