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공조파기' 한나라당 반응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19일 오전 7시 한인옥씨와 함께 서울 종로구 옥인제일교회에 마련된 효자동 제2투표소를 찾아 투표를 마친 뒤, "겸허한 마음으로 국민의 선택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투표소에서 100m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이 후보의 옥인동 자택은 이날 새벽부터 찾아온 기자들과 방송사 중계방송 차량들에 둘러 싸였고 일부 경호원들과 경찰은 주변의 질서를 잡느라 분주했다.

○…18일 밤 국민통합21 정몽준 대표가 노무현 후보의 지지입장을 철회한 것과 관련, 한나라당은 호재로 판단하고 정 의원의 결단을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 후보는 "정 대표의 결단은 개인의 이해관계를 떠난 구국을 위한 올바른 선택이었다"며 "결단의 이면엔 깊은 인간적인 고뇌가 있었을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이종구 특보도 정 대표의 지지철회가 선거결과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이라며 "승리하더라도 내부적 역량강화에 의한 것이지 노-정 공조파기의 영향에 의한 것은 아니다"고 강변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투표에 앞서 당초 예정에 없었던 국립현충원을 방문해 눈길. 이 후보는 이날 자택에서 바로 투표소를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갑자기 일정을 바꿔 새벽5시 현충원을 방문한 것. 측근들은 이를 두고 "시험보는 수험생의 초조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찾았던 것 같다"고 해석했다.

○…한나라당 중앙 선거상황실의 분위기는 아침부터 분주했다. 직원들은 전날 정 대표로부터 들려온 '낭보' 때문인지 평소보다 일찍 출근, 전국 각 지역에 전화로 상황을 보고 받으며 결과를 예측하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이원형 상황실장은 "일부지역에서는 배달된 조간 신문이 수거된 사실로 볼 때 노-정 공조 파기가 알려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세력들이 있는 것 같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 한나라당 시.도지부는 정 대표의 노 후보 지지철회가 지역 득표율을 더욱 끌어올리는데 일조를 할 것으로 보며 일제히 환영의 뜻을 표했다. 강재섭 대구선대위원장과 백승홍 본부장은 "색깔이 맞지않는 두사람이 공조 운운하며 국민을 현혹시키더니 결국 실체를 드러냈다"며 "대구지역 이 후보 득표율이 역대 대선 최고치를 기록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북도지부도 환영 성명을 내고 "늦게나마 노 후보의 실체를 느낀 정 대표에게서 국민들은 노 후보의 실체를 똑똑히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협.박상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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