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18일 국민통합 21 정몽준 대표의 '지지 철회' 급보를 접하고 시내 평창동 정 대표 자택을 방문, 직접 만나 설득하려 했으나 정 대표의 거부로 회동 자체가 무산됐다.
노 후보는 이날 자정께 정대철 선대위원장 등과 함께 정 대표 자택에도착, "내가 무슨 할말이 있겠는가. 벨을 울려라"고 말한 뒤 기자들에 둘러싸여 기다렸다.
그러나 통합 21 이인원 당무조정실장이 나와 "죄송하다. 결례인 줄 알지만 정 대표가 약주를 많이하고 주무셔서 나도 만나지 못했다"고 회동 거부 뜻을 전했다.이에 노 후보 등은 발길을 돌렸으나 정대철 위원장과 이재정 의원이 20분쯤 다시 평창동 자택을 찾아 정 대표 면담을 요청하는 등 '마지막 노력'을 기울였다.
통합 21 이달희 대표비서실장이 "만날 수 없는 상황이다. 돌아가셔야겠다"는 뜻을 거듭 전했으나 정 위원장은 "국사가 달려 있는 일이다. 깨워서라도 만나게 해달라"고 간곡히 요청했다.
정 위원장은 "뭐가 뭔지 모르겠다"면서 "정 대표를 만나야 뭣 때문에 그러는지 알 수 있는 것 아니냐"면서 굳은 표정을 지었다.
이날 정 대표 자택 밖엔 취재진이 몰렸고, 경찰 1개 소대가 긴급 배치돼 주변을 경비하는 등 긴장된 분위기가 흘렀다.
자택 안에선 간간이 고성이 대문밖으로 들리는 등 '지지 철회'를 둘러싼 내부격론을 보여줬다. 자택에 있던 통합 21 인사들은 정 대표와 술자리를 가진 듯 불그레한 얼굴이었다.
기자들이 정 대표와 회견을 요청하자 정 대표의 한 수행 관계자가 밖으로 나와 "정 대표 친척들이 와 있는데 기자들 때문에 나가지 못하고 있다"며 철수를 요청한 뒤 "노 후보로부터 만나자는 연락을 받은 바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 대표와 친분이 두터운 가수 김흥국씨는 "정 대표가 주무시고 싶다고 한다. 국민에게 죄송하다는 얘기도 하더라"고 정 대표의 심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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