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럽·미 등 이라크 핵제조 지원"

지난 96년 이라크 핵무기프로그램의 회계장부를 분석한결과, 유럽국가들과 미국, 일본의 기업들이 이라크의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각종 부품들과 노하우를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사실은 지난 7일 유엔 무기사찰단에 제출된 것과 사실상 거의 같은 것으로 유엔 관리들에 의해 확인된 AP통신이 입수한 이라크의 무기관련 보고서에 의해 밝혀졌다. 유엔 보고서는 핵무기 제조방법의 유출을 방지하고 자진해서든 아니든 핵무기제조방법이나 수단을 이라크에 제공한 기업 명단을 보호하기 위해 공개되지 않았다.

익명을 전제로 한 유엔 관리들은 AP가 입수한 보고서와 최근 유엔에 제출된 두보고서의 차이점은 유엔 제출보고서가 아랍어로 돼있는 300쪽 분량의 민영 핵프로그램 부분이 있고 2천100쪽까지 활자가 다소 크다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외국기업들이 이라크를 도운 사실은 알려진 것인데다 그중 일부 기업들은 공개되기도 했으나 이라크의 회계장부는 관계 기업 리스트를 모두 보여주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핵무기 제조와 관련된 각종 장비는 30개의 독일기업, 10개 미국기업, 11개 영국기업과 스위스, 일본, 이탈리아, 프랑스, 스웨덴, 브라질 기업에 의해 건설되거나 매입한 것으로 돼 있다. 30여개 이상의 나라들이 핵무기 제조를 지원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85년에서 90년 사이 미 상무부는 군사용으로 사용될 수 있는 15억달러 상당의 미국 기술을 이라크에 판매하는 것을 승인했다.

또한 독일의 H&H 메탈포름은 이라크에 구형 원심분리기들을 판매해 이라크의 핵무기개발계획에 결정적인 도움을 주는 등 독일 전문가들과 기업이 이라크의 핵무기제조에 실질적인 도움을 줬다.

이와 함께 지난 80년대초부터 걸프전때까지의 핵무기제조노력이 구체적으로 설명돼 있으며 우라늄 농축과 폭팔, 내파(內破)테스트, 미사일 탄두 제조 등에 대한 도표와 계획 시험결과 등도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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