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장애인 '전용버스' 대구시 '저상버스'운행 바닥 낯춰 휠체어 올라

"여러 사람과 함께 버스를 타 보니 신기하고 꼭 수학여행 가는 것 같습니다. 휠체어 장애인들도 쉽게 타고 내릴 수 있도록 설계돼 있어 편리했습니다. 앞으로 이런 버스가 더 늘었으면 좋겠습니다". 휠체어 장애인 이우석(28·달성 다사)씨는 10분 동안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태어난 후 처음 버스를 타 봤다는 기쁨에 즐거워했다.

대구에도 장애인용 바닥 낮은 버스가 도입돼 18일 오전 11시부터 용산동 달구벌종합복지관에서 시승식이 열렸다. 보통 버스는 승강구 계단이높아 지체장애인·노인 등이 타기 어려운 점을 감안해 바닥 낮은 버스는 승강구 계단을 없애고 바닥 높이를 지상 30㎝로 낮게 만들었다. 또 전동슬로프를 갖춰 휠체어가 오를 때는 야트막한 언덕을 형성해 준다.

고령자·임신부와 무거운 짐을 가진 승객들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선진국형 버스인 것.이 버스는 삼성그룹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기증했고 대구시가 공영으로 운행할 계획. 20일부터 연말까지는 매일 1회씩, 내년부터는 매일 3회씩 달구벌종합복지관~대구의료원~시민회관~대구도시가스~대구가톨릭대학병원~서부정류장∼달구벌복지관 사이을 운행한다. 이 노선에 맞는 사람이면 누구든 무료로 탈 수 있다.

그러나 첫날 시승했던 이우석씨는 "도로 노면이 좋지 않아 많이 흔들리는 것이 흠이었다"고 했고, 지체장애인 김영임(27·여)씨는 "몇년 전 일본에서도 이런 버스를 타 본 적 있으나 그것보다 승차감이 좋잖다"고 평가했다.

시승한 장애인 10여명의 공통된 의견은 저상버스를 많이 도입하려면 시내 도로 노면부터 새로 손질해야 한다는 것. 지하철공사로 노면에 굴곡이 심해 일반버스보다 바닥이 40㎝나 낮은 저상버스가 운행하기 힘든 구간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달구벌종합복지관 송덕준 기획팀장은 "지난달 예비 운행 때도 이런 문제점이 확인됐었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