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나눔의 생활-식당하며 공짜밥봉사 대구 김연금시

"밥숟갈 하나 더 얹는 것뿐인데 뭔 대수라고".

"배 고파 오는 사람 그냥 안돌려 보낸다" "딱한 사정 얘기하면 주머니까지 털어 쥐어 보내는 사람"이라며 주위에서는 '공짜 아줌마'라 부를 정도이지만 김연금(54·여)씨는 손사레를 쳤다.

16년째 동대구역 근처 같은 터에 자리잡고 356일 한결같이 새벽 5시에 문 열어 밤 늦어야 문 닫는다는 '청도송이와 갈비찜' 식당 김씨에겐 명절도 없다. 그 덕분에 갖가지 사연 많은 손님들과의 인연도 자연스레 생기는 듯했다.

"몇년 전 한 새벽에 중년 남자가 식당으로 찾아들어 밥 한술 빌잡디다. 이 사람은 밥을 먹다말고 강원도의 교도소에서 출감한 지 얼마 안됐다며 차비가 모자라니돈도 3천원 꿔달래요". 만원을 받아들고 가며 계속 뒤돌아 보던 그 사람은 얼마 전 다시 찾아와 "갚을 게 이것밖에 없다"며 수세미 하나를 건네주고 갔다고 했다.

김씨는 가난한 사람에게 뭘 주는 것은 오히려 주는 사람을 즐겁게 한다고 했다. "장사꾼이다 보니 항상 이문을 생각게 되지요. 그러나 가진 것 없는 사람들로부터는 뭘 바라지 않게 되니 마음이 편한 것이지요.

그런 사람에게는 뭘 줘도 내 마음에 되바라는 마음이 안생겨 좋습니다". 김씨는 부모가 자식들에게 뭘 줄 때의 마음이 그럴 것이라고 했다.

김씨는 "형편따라 베풀 뿐 빚을 내 남 도울 정도는 아니다"고 했지만, 오래 전부터 자폐아 지원 단체에 매달 치료비를 보태고 무료급식소인'자비의 집'에도 매주 한두번 반찬이나 쌀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소자·청소년교화에도 20년째 힘쓰고 있다."만 번 웃어도 한번 화 내면 복이 다 달아난다지요". 김씨는 이 말을 명심하고 산다고 했다. 자비가 보답된 것인지, 무슨 병인지도 모른 채 22년간 앓던 딸의 병명이 밝혀지고 수술까지 잘 돼 4년 전부터는 정상 생활을 되찾았다고도 했다.

최두성기자 ds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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