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에는 송년모임등으로 술자리가 잦다. '술 권하는 사회'에서 건강을 내세워 술잔을 뿌리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연일 이어지는 술로 간이 회복될 시간을 주지 않고 혹사시키다 보면 간질환에 이르고 자신도 모르게 생명을 갉아 먹게 된다. 술은 마실수록 주량이 는다는 말이 있다. 사고를 관장하는 중추신경계가 적응이 돼 술취한 행동을 자제하기 때문이지 간 해독능력이 느는 것은 아니다. 전문의들은 "양주 한 두잔 마셔도 끄떡없다고 자만하는 사람은 자신의 간이 속으로 울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충고 하고 있다.
▲음주가 40, 50대 중년남자의 사망에 가장큰 원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김광기 인제대 음주연구소 소장은 최근 대한의사 협회 주최 '음주도 병이다' 관련 심포지엄에서 간암과 간질환은 국내 성인의 5대 사망원인중의 하나이고 특히 음주와 관계가 깊은 간질환 만으로도 국내 40, 50대 사망원인의 2위라고 밝혔다. 술은 간암과도 중요한 관계가 있다고 볼 때 이들 둘을 합치면 결국 중년남성의 사망원인중 가장 큰 것은 '음주'라는 결론이다.
▲음주로 인한 사망은 1995년부터 2000년 전까지는 연평균 1만9천여명 이었으나 2000년 들어 2만2천여 명으로 늘어 전체 질병사망자의 9.19%를 차지했다. 음주로 인한 경제적 손실도 엄청나다. 조사에 따르면 97년 현재 음주폐해의 경제적 손실은 16조5천여억원으로 여기다 무자료거래, 탈세등 불법유통으로 인한 사회비용을 합치면 21조원에 이른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음주인구가 늘고 있는 것은 술권하는 특유의 술문화와 사회 불안 때문일 것이다.
▲모든 간질환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알코올성 지방간은 간이 처리할 수 있는 알코올양보다 더 많이 흡수됐을 때 생긴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너무 흔해서 40세 이상 중년중 7%, 비만자중 15%, 평소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중에는 75%가 갖고 있다. 지방간은 술만 끊으면 쉽게 치료된다. 그런데도 알코올성 지방간이 무서운 것은 증세가 거의 없어 쉽게 간경화나 간암등으로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조사에서도 만성적으로 술을 마시는 사람의 20%가 간경변 증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간에는 술에 덜 취하고 빨리 깨는 온갖 비법들이 나돌고 있다. 그러나 다 믿을수는 없고 전문의들은 술을 피하기 어려우면 몇가지 수칙을 꼭 지켜나가는 것이 간질환의 굴레서 벗어날 수 있다고 권한다. 무엇보다 간이 회복될 수 있는 최소한 3일간의 휴식이 필요하다. 술 마시기 1~2시간 전에 죽이나 해장국을 먹고 기름진 안주보다는 치즈, 두부, 생선등 고단백안주를 듬뿍 먹는 것이 좋다. 술은 적게 마시면 약이 될 수도 있지만 과음하면 독이란 걸 알자.
도 기 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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