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의 위력은 이번 대선에서 유감없이 발휘됐다. 다소의 편차는 있었지만 주요 여론조사기관의 여론 조사에서 노무현 당선자는 공식 선거운동 기간 내내 한 번도 선두를 내주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리고 3개 공중파 방송의 출구조사도 모두 노 당선자가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고 실제 노 당선자는 득표율에서 이회창 후보를 2.3% 차이로 앞섰다.'여론조사는 과학'이라는 말을 입증한 것이다. 그동안 조사결과의 추이도 이를 그대로 입증했다.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직전인 지난달 25일 노무현.정몽준 두 사람의 단일화 합의는 단일 후보 노무현이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앞서도록 했다. 7%에서 9% 차이였다. 선거운동기간 동안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도 큰 차이가 없었다.
이슈가 있을 때마다 약간의 부침은 있었지만 노 당선자는 줄곧 이 후보를 앞섰다. 때문에 민주당은 계속해서 여론조사 결과를 언론에 흘렸으나 한나라당은 이런 일을 하지 않았다.
한 군데서도 이 후보가 선두로 나선 조사 결과가 없었기 때문이다. 다만 한나라당 부설 기관인 여의도연구소의 자체 조사 결과 이 후보가 앞선다는 결과를 내놓았으나 설득력이 없었다.
노 당선자와 이 후보간 격차가 가장 좁혀진 것은 노 당선자의 행정수도 이전 공약을 한나라당과 일부 서울의 신문들이 일제히 천도(遷都)로 규정하고 서울과 수도권의 부동산가 폭락과 공동화 심지어 대재앙으로 홍보하고 나선 11일과 12일.
이 때 두 사람간 지지율 격차는 2%대까지 좁혀졌다. 민주당 사람들은 하루에 2, 3%씩 떨어지는 것이 눈에 보였다고 했고 한나라당은 역전에 성공했다고 쾌재를 불렀다. 여론조사 결과도 그대로 나타났다.
하지만 14일과 15일 국민통합21의 정 대표가 공동유세에 나서고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대대적인 해명과 반격에 나서면서 두 사람간 격차는 다시 벌어졌다. 3차 토론 이후 노 당선자는 이 후보와의 격차를 6, 7%대로 벌렸고 부동층까지 포함한 판별분석에서도 4, 5%대를 유지했다.
그리고 대망의 투표일. 18일 밤 정 대표의 노 당선자 지지선언 철회라는 복병의 출현은 그동안의 여론조사 결과가 물거품이 되는 듯이 보였으나 방송사의 출구조사는 정몽준 사태의 위력이 크지 않다고 예견했다.
출구조사 결과 KBS는 2.3%, MBC와 SBS는 1.5%의 격차로 노 당선자가 이길 것이라는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그리고 결과는 그대로 맞아 떨어졌다. '정몽준 사태'가 다소 영향을 미쳤지만 판세를 뒤집어 놓지는 못한 것이다.
이동관기자 llddk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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