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을 겪지 않은 전후 세대와는 얘기도 않겠다는 아버지와 논쟁도 많이 했습니다. 그러나 올바른 선택과 행동을 했다는 생각에 가슴 뿌듯합니다".당원도 아니고 노사모도 아니지만 단지 '인간 노무현'이 좋아서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선거운동을 도와 온 자원봉사자들이 있다.
19일 밤 대구 범어동 '국민참여운동본부' 사무실에 모인 박기덕(23) 이민재(21) 최지원(20)씨 등 대학생과 회사원 이지은(24·여)씨는 "우리가 대통령을 만들었다"고 자랑스러워했다.
최씨는 "대학생들이 지지 후보 얘기는 많이 하면서도 참여하지 않는 이중성에 실망해 자원봉사에 나섰다"고 했고, 대학생 이씨는 민주당 '국민경선'을 지켜보면서 노 당선자에 매력을 느껴 나섰다고 했다.
대학생 이씨는 "차량 유세 때 띠를 두르고 선거운동하던 일 등은 잊혀지지 않을 것"이라며, "'노사모' '개혁국민정당' 참여자들의열정적인 노무현 사랑에서도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했다.
이들은 한파가 몰아쳤던 지난달 말부터 20여일 동안 선거사무실 잔심부름을 도맡았고 유세장 지원 등 조금이라도 도움 되는 일이라면 어디든 가리지 않고 달려갔다."노무현 얘기는 꺼내지도 말라는 아버지의 역정을 듣기도 했고, 지역정서에 안맞게 왜 하필 노무현이냐는 친지 꾸지람을 수없이 들었습니다".
이들은 한나라당 아성으로 불리는대구·경북에서 활동하는 그 자체가 가장 힘든 일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정치개혁의 새 바람을 몰고 올 후보는 노 당선자밖에 없다는 소신 덕분에 그런 핀잔에도 떳떳할 수 있었다고 했다.
"투표일 2시간 전 정몽준씨의 노 당선자 지지 철회 소식을 전해 듣고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 하늘이 우리를 버리는가 싶었습니다". 회사원 이지은씨 등 4명의 자원봉사자들은노 후보의 당선이 확정된 19일 밤 10시쯤 샴페인으로 간단한 자축행사를 가진 뒤 또다른 일터로 달려가고 있었다.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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