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20일 인위적 정계개편을 할 힘도 의사도 없으며 한미관계를 포함한 대외관계도 기존의 기조 위에서 큰 변화는 없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노 당선자는 또 재벌개혁과 관련, 재벌의 비능률적인 시스템은 개선돼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노 당선자는 이날 오전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참배한 뒤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하고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시대를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노 당선자는 특히 "갈등과 분열의 시대가 끝나고 7천만 온겨레가 하나가 되는 대통합의 시대가 시작됐다"며 "원칙과 신뢰의 새로운 정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노 당선자는 또 "저는 대통령 당선자로서 북한 핵문제로 드리워진 한반도의 긴장을 해소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북한의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우리의 주도적인 역할과 함께 한.미간 긴밀한 공조협력을 해나가겠다"고 천명했다.
그는 이어 "전통적인 한.미간의 우호동맹 관계는 21세기에도 더욱 성숙, 발전돼야 한다"며 "한.미관계는 정부차원을 넘어 양국 국민의 진정한 이해와 협력을 통해 더욱 깊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분명한 것은 과거와 크게 변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라고 덧붙여 급격한 대외정책의 변화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와함께 노 당선자는 "정직하게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성공하는 진정한 보통사람들의 사회를 만들겠다"며 "투명하고 공정한 경제, 노사가 화합하는 경제로 기업하기 가장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한 "취업과 실업의 어려움을 조속히 해결할 것이며 농어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드리고 불우이웃과 장애인 등 모든 소외계층에게 도 따뜻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노 당선자는 이어 "SOFA(주한미군지위협정) 개정 등 한.미간의 현안에 대해서도 우리 국민의 절실한 기대와 저의 입장을 우리 정부와 미국 정부에 전달하도록 하겠다"며 "양국이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함께 지향하고, 추구하는 문화국가로서 서로의 존엄을 인정하고, 발전시켜나가도록 힘써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노 당선자는 이어 일문일답에서 국민통합의 과제와 관련, "노력하면 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대선의 결과는 기존의 정치 질서와 공방 속에서 나타난 것일뿐이며 열심히 노력해 지역주의 장벽을 허물겠다"고 다짐했다.
정계개편 전망과 관련해 노 당선자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는 더이상 정계개편을 할 힘이 없으며 그런 일을 할 만한 금전적 밑천도 없다"며 "대통령은 정치인을 움직일 힘도 없으며 (인위적으로 정계개편을) 할 의사도 없다"고 말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 노무현 당선자 일문일답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20일 "반드시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 국민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노 당선자와의 기자회견 일문일답.
-북핵문제 해결에 대해 구체적인 대책이 있는가.
▲선거과정에서 여러 가지 구상을 말했다. 그러나 그것은 당선되기 전에 외교 안보상황에 대한 충분히 보다 더 깊은 정보를 고려하지 않고 후보로서의 정치적 상황에서 포괄적으로 대강 짚은 것이다. 당선이 된 후에는 책임있는 담당자로부터 좀 더 많은 정보와 의견을 듣고 준비해서 책임있는 말을 드리겠다. 그러나 기존에 말해온 것에서 크게 변화하지는 않을 것이며 김대중 정부의 정책과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정당개혁을 급하게 실천하겠다고 밝혔고 민주당의 환골탈태를 약속했다. 복안이 있는가.
▲이 부분은 우리 국민들이 느끼는 가장 시급한 정치적 과제에 대한 국민여망을 받들어 정치개혁이 시급하다고 말한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당정분리를 선언했다. 대통령 후보는 당대표를 겸할 수 없고 대통령이 되도 당을 지휘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했다. 당정분리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 그렇다고 정치개혁에 대해 모른다고 할 수는 없다.이 두가지를 잘 조화시켜나가겠다. 당원으로서 함께 참여하고 방향을 제시할 것이다. 그러나 정치개혁의 구체적인 과정은 당에 맡겨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선거에서도 지역구도를 넘는 데 역부족이었다. 구체적인 국민통합 방안이 있나.
▲어떤 정책과 전략은 참 중요한 것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존재의 조건이다. 우리가 존재하고있는 기반을 뛰어넘지 못하면 한계가 있다. 제가 살아온 지역적 기반이나 모든 것들을 통해볼 때 그 이전의 지도자들과 다른 존재기반을 가지고 있다. 다만 어제 타나난 결과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현한 것이다. 지역주의의 장벽을 허물겠다. 극복해나가겠다.
-개혁의 구체적인 구상은 무엇인가.
▲당선자로서 첫 번째 하고싶은 개혁이 따로 없다. 이번 대선에서도 봤듯이 법과 제도도 고치지 못했지만 대선문화는 엄청나게 달라지지 않았느냐. 함께 하는 사람들이 어떤 방향으로 원칙있게 나가느냐에 따라 바뀔 수 있다.
-인적청산 할 것인가.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의 대통령의 힘으로는 정계개편을 할 힘이 없다고 본다. 저는 그런 일을 해 낼만한 금전적인 밑천도 가지고 있지 않다. 대통령이 소신있는 정치인을 움직이는 것은 불가능한 시대가 왔다. 시도하다가는 국민들에게 낭패를 볼 수도있다. 저는 어느 쪽과도 대화를 통해 합리적인 것, 국민들이 원하는 것을 함께 해나가자고 권고하고 협력해나가겠다.
-인위적인 정계개편이 없다고 했는데 소수당으로서 정국운영복안이 있나.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한국의 정치가 대화와 타협에 익숙지않고 충분한 경험도 없다. 그러나 우리 정치 새롭게 해나겠다는 자세로 협력해 나가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지금까지 우리 정치의 정당경계가 지역으로 있었기 때문에 원내 의원들도 이런 문제를 놓고 새로운 정치질서를 위해 고민할 것이다. 의견이 수렴돼 나올 것으로 본다.
-부시 미대통령에게 줄 메시지는.
▲한국은 정치가 달라지기를 원하는 국민요구가 분출하고 있다. 대외관계에 있어서는 여중생 사망사건으로 국민들의 감정이 크게 표출되고있는 것 외에 관계를 바꾸라는 큰 요구는 없다. 제 입장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고 기조도 바꾸지 않을 것이다. 점차적으로 나아갈 방향을 설정해서 나아갈 것이다. 한국에서 관심을 가지고있는 것은 한국과미국의 관계가 어떻게 바뀔 것인가인데 상호협력, 상호평등의 관계로 점차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북핵해결 위해 김정일과도 만날 생각이 있는가 구체적인 계획있는가.
▲선거때는 철학과 어떤 문제해결의 큰 방향을 조금 크게 얘기하는 법이다. 만나서 해결하기를 원한다. 언제 어떻게 풀 것이냐는 것은 지금부터 준비해가야 할 것이다.
-서민들의 경제불안을 덜어줄 방안이 있는가.
▲집값, 물가 등은 국가의 단기적인 경기정책 운용이다..경제에 활력을 주되 물가는 잡겠다. 대통령이 경기운용을 직접 하게될 때 큰 오류를 일으킬 수 있다.
-재벌개혁의 지속을 강조해왔는데.
▲선거와중에서는 여러 가지 본 뜻이 왜곡되고 잘못 전달되는 경우도 많다. 다시 한번 명확히 말하면 재벌은 재벌이고 대기업은 대기업이다. 대기업이 왕성하게 경제활동하고 성장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재벌의 불합리한 경제시스템을 말하는 것이다. 그 점에 대해서는 다소 시장시스템 재벌 시스템 이완된 문제점을 다시한 번챙겨서 우리 경제에 부담이 되지않도록 하겠다.
서명수.김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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