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 언론들은 19일 한국 대통령 선거결과를 신속하고 비중있게 보도하면서 향후 노무현(盧武鉉) 당선자 시대의 출범이 가져올 한반도 정세변화에 지대한 관심을 기울였다.
AFP통신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지지하는 노 후보가 당선됨에따라 북한에 대한 강경정책을 펴고 있는 미국은 한국의 반대에 직면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통신은 노 당선자가 북한의 핵개발 계획이 즉각 제거되어야 한다는 데는 미국과 입장을 같이하고 있으나 모든 이슈에 대해 북한과 대화를 통해 해결하는 '포괄적인 접근'을 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AP통신은 이번 한국 대선은 대북-대미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선거였다고 강조, 노 후보의 당선으로 대북-대미 관계에 변화가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AP는 노 당선자가 미국과 좀더 평등한 관계를 바란다는 입장을 피력해 왔으며, 대화가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믿고 있다고 전했다.
AP와 AFP, 독일의 dpa 통신은 특히 장문의 프로필 기사를 통해 노 후보의 성장 과정과 정치 역정을 상세히 소개하기도 했다.
영국의 BBC 방송은 북한 핵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치러진 이번 한국 대선에서 유권자들은 대북 유화정책의 지속과 강경 정책 사이에서 노 후보의 대화정책을 선택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BBC는 이번 대선은 대북 및 대미 관계에 대한 국민투표로 비쳐진 선거였다면서 노 후보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 모두 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을 희망했으나 이 후보가 더 친미적인 것으로 평가됐다고 덧붙였다.
프랑스 최대 민영방송인 TF1은 한국 방송 3사가 노후보의 당선이 유력시된다고 보도한 직후인 이날 오후 1시50분(한국시간 9시50분)께 인터넷판을 통해 노 후보의 당선 소식을 알렸다.
이 방송은 "한국이 북한 핵위기를 맞은 가운데 대통령을 선출했다"며 김대중 대통령이 부정부패 스캔들로 인해 영광스럽지 못하게 임기를 마치게 됐으나 "그의 중도좌파 당 후보가 선거에서 승리했다"고 전했다.
일본 언론들은 이번 선거에서 두 후보가 마지막까지 접전을 벌인데다 방송 3사의 출구 조사도 오차 범위 내의 박빙으로 나타난 탓인지 밤 9시가 지나서도 좀처럼 승리 후보를 거명하지 않는 등 등 신중한 보도 태도를 견지했다.
NHK의 경우 10시 정규 뉴스 시간이 돼서야 한국 방송사들의 '노무현 후보 당선유력' 보도 등을 인용하며 노후보의 승리를 일본 안방에 조심스럽게 전했다.
교도통신은 이날 오후 6시 투표 종료 직후 한국의 방송 3사가 출구 조사 결과를 토대로 노무현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이회창 후보에 승리할 것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고 긴급 뉴스로 타전하기도 했다.
NHK는 이날 위성방송을 통해 KBS의 개표 속보 방송을 동시통역을 곁들여 생중계했으며, 밤 9시부터는 한반도 전문가 등을 동원해 이번 대통령 선거의 의미와 새 정권의 대외 정책 등을 점쳐보는 특집방송을 내보냈다.
교민 방송격인 KNTV는 이날 저녁부터 KBS의 개표 방송을 장시간 위성중계, 이번 대선에 대한 교민과 재일교포 사회의 관심을 반영했다.
한편 중국은 19일 한국 대선을 깊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면서 한반도 정세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관영 신화통신은 "이번 대선 결과는 한국의 미래 정치, 경제, 남북한관계의 경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통신은 대선 투표 상황을 오전, 오후에 걸쳐 계속 보도했으며,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이 북한군의 전투력 강화를 대선 하루전인 18일 지시했다고 19일 전했다.
신화는 국민통합 21의 노무현(盧武鉉) 후보에 대한 지지 철회 결정이 이번 선거에 변수와 불확실성을 더했다면서 이 결정이 "대선 투표 경향에 아마 일정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한국의 여론이 보고 있다"고 서울발로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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