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관리체제 5년째를 맞은 지역 경제계는 혹독한 구조조정의 터널을 지나 재도약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부산한 한 해를 보냈다. 부동산 경기가 호황을 띠면서 건설업체들의 아파트 신규분양이 활발했고 유통업계는 역외 대기업들의 잇따른 진출로 경쟁이 격화된 한해였다.
제조업체들은 선진국 불경기와 중국여파로 수출중심 업종은 불황에 시달린 반면 자동차부품을 비롯한 기계·금속 업종은 시장 점유율이 크게 확대돼 명암이 엇갈렸다. 지난 11월 부실신협의 퇴출이 있었지만 대구은행을 대표로 하는 금융계는 비교적 순탄한 한 해를 보냈다.
또 지난 해 중순 이후부터 터져나온 벤처비리와 투자 위축으로 지역 첨단산업계는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부문별로 올 한해 지역 경제계를 되돌아본다.
올해 지역금융계는 이렇다 할 사건이 없는 조용한 한 해를 보냈다.IMF 환란을 거치며 대구에 본사를 둔 10개 금융회사 가운데 8개사가 퇴출 혹은 합병 등으로 간판을 내리는 격동기를 치른 대가로 누린 모처럼만의 '달콤한 평화'였다.
지역의 대표하는 금융회사인 대구은행은 IMF 사태 여파로 창립 이후 지난해 처음으로 적자(307억원)를 내기도 했지만 올들어 전열을 추스리며, 지역 시장점유율 확대와 실적 호전을 일궈내면서 연말 기준 1천350억원 규모의 흑자를 낼 예정이다.
지난 몇년 동안 물귀신처럼 대구은행의 발목을 잡아 왔던 시중은행과의 합병 불가피론도 경영실적이 호전되고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잦아든 상태다.
대구·경북지역 부도율의 경우 2000년 0.5%대, 2001년 0.4%대에서 올들어 11월말 현재까지 0.34%의 하향 안정세를 보였다. 대구·경북지역 은행권 여신도 10월말 현재 연초보다 6조2천783억원 늘어나며 지난해 같은 기간 증가액(2조5천505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그러나 다른 금융권과 달리 대구·경북지역의 신용협동조합은 지난 11월4일 38곳이 무더기로 영업정지되는 파란을 겪었다. 이는 이날 동시에 영업정지된 전국의 117개 신협 가운데 32.4%나 되는 수치다.
IMF사태를 전후로 부실 신협에 대한 정리 작업이 지속적으로 이뤄져 왔으나 올해의 구조조정은 규모 면에서 최대였다. 또한 지난 20일에도 대구지역에서는 4개의 신협이 추가로 영업정지되는 등 지난 11월 구조조정의 '후폭풍'을 겪기도 했다.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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