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당선자의 향후 정국구상에 참고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선거공약과 기자회견 때의 문답 중에서 몇가지 우려되는 점을 물어보고자 한다.
먼저 "낡은 정치를 청산한다"면서 "현 정부의 정책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은 모순이 아닌지. 낡은 정치는 무엇이고 새로운 정치의 방향은 무엇인지 묻고 싶다.행정수도 이전과 관련해 50만명 정도의 인구만 감소해 서울이 공동화(空洞化)되지 않는다고 했는데 인구 50만명 감소로 서울의 교통소통이 원활해지고 환경이 개선될 수 있는가.
서울을 거대도시로 남겨둔 채 충청권을 새로운 투기지역으로 만드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통일 이후의 행정수도로서 충청권이 과연 합당한가도 묻고 싶다. 행여 득표를 의식한 선거전략이었다면 지금이라도 여론을 더 수렴하고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본다.
또 외신과 전문가, 그리고 외국으로 떠나는 기업들이 모두 지나친 정부규제와 노동의 유연성 결핍이 국내 제조업의 공동화 원인이라 주장하는데 노 당선자는 어떻게 한국의 노동유연성이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고 판단하는가.
노 당선자도 대통령 후보 때와 당선된 후의 생각이 다를 수 있다고 시인했다. 공약이 모두 실천되기는 어렵다하더라도 이 발언이 공약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것이어서는 안된다. 노 당선자가 공약(公約)을 공약(空約)으로 만들지 않는, 정직한 대통령으로 남으려면 끝까지 초심(初心)을 잃지 않아야 할 것이다.
고수환(안동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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