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증시 북핵 먹구름, 26.27일 방향 결정

북한핵 문제와 이라크 전쟁 발발 가능성 등 대외 악재가 국내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다. 대선 이후 '산타 랠리, 연말장'에 대한 기대감을 무색케 하듯 투자심리도 급속도로 식고 있다.

24일 종합주가지수는 677.82로 전날보다 13.56 포인트 하락했다. 전날 18.06 포인트 떨어진 것을 합치면 이틀 동안 31.62 포인트가 급락한 셈이다. 지수가 680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달 19일(종가 671.44) 이후 처음이다.

LG투자증권의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이에 대해 "이라크전과 북한핵 문제 등과 더불어 일부 기관의 환매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투자자들이 배당을 포기한 채 이익을 실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코스닥은 더욱 나쁜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4일째 내리막길을 걸으며 24일 48.03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0일(종가 48.03) 이후 최저치이다. 23일에는 190여개 종목이 하한가를 기록하는 등 며칠새 하한가 종목이 속출했다.

모든 증시재료가 그러하듯 이라크전쟁과 북핵 문제가 국내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섣불리 단정할 수 없다. 이라크전쟁은 이미 1년 이상 끌어온 낡은 재료지만, 북핵 문제의 경우 돌발적이고도 가변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북핵 위기가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더라도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지적하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북한과 미국이 무한정 대립할 수 없는 상황인데다 중국과 러시아, 일본 등 주변국들도 양측의 갈등을 원치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동원증권 조홍래 이사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북핵 위기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반응을 물어오고 있다"면서 "그러나 문제는 핵 위기가 어떤 강도로 얼마 동안 지속될지 불확실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국내 일반투자자들이 북핵 위기에 위축되며 '팔자'에 나선 것과 달리 외국인들은 아직까지는 '북핵 리스크'에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외국인들은 거래소시장에서 24일 309억원의 순매도를 나타냈을 뿐 20일과 23일에는 2천억원에 가까운 순매수를 보였다.

따라서 25일 크리스마스 휴장 다음날인 26일 이후 외국인들의 현물시장 매매 포지션을 주의깊게 관찰해야 할 듯하다. 또한 배당 투자 기준일(26일)의 다음날인 27일의 주가 움직임이 국내증시의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사이버애널리스트 김경수(필명 초생달)씨는 "27일 지수 60일 이동평균선(673포인트대)을 하향 이탈하는 하락이 있을 경우 외국인들이 본격적으로 매도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다.

그는 "미국증시는 '세력선'(20일 이평선)이 꺾인데다 이를 만회할만한 단기 급상승 파동이 나타날 여건이 마련돼 있지 않다"며 "따라서 국내 증시가 지수 60일 이평선을 지키는지 여부를 잘 살펴 본 뒤 홀딩 여부를 정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한편 내년부터 매우 강화된 퇴출 기준이 적용되는 코스닥시장에서 부실저가주 투자 리스크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특히 최근 '폭탄 돌리기'성의 투기적인 주가 등락 흐름을 보였던 액면가 이하 부실 저가주에 대한 접근은 피하는 것이 상책일 듯하다.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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