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43세 노총각 베드로씨 3년째 '눈물의 간병'

25일은 성탄절. 노총각 베드로(43.세례명)씨는 뇌출혈로 쓰러진 어머니를 3년째 혼자 수발하고 있다. 어머니(78)가 쓰러진 것은 2000년 2월. 뇌수술을 받았지만 병세는 갈수록 나빠져 입원 6개월만에 퇴원해야 했다.

"4남1녀 중 누구도 어머니를 돌보기 쉽잖았습니다. 대소변도 못가리니 힘든 일이었지요. 처음엔 다른 가족들이 미웠지만 지금은 모든 걸 이해합니다". 막내 베드로씨는 모든 수발을 혼자 떠맡느라 직장까지 그만뒀다. 미술학원 강사로 일하며 화가의 꿈을 키우던 그는 어머니의 곁을 지킨 후 그림을 한 점도 그리지 못했다고 했다.

베드로씨는 일년 전부터 생쌀을 씹기 시작했다. 소화엔 침이 특효약이라는 얘기를 듣고 몸에 좋다는 현미를 구해 잘게 씹은 후 침으로 녹여 어머니 입에 넣어 주고 있는 것. 압력 밥솥으로도 잘 쪄지지 않는 현미를 씹는다는 건 고통의 연속. 일년간 현미를 씹다보니 앞니가 대부분 부러져 지금은 정확한 발음이 안될 정도라고 했다.

"만일 내가 아팠다면 어머니는 어떻게 했을까 생각합니다. 분명 더 큰 사랑을 베푸셨을 겁니다. 아무 것도 못드시는 어머니를 볼 때마다 가슴이 미어졌습니다. 하느님께 어머니가 제대로 먹을 수 있게 해 달라고 얼마나 빌었는지 모릅니다. 이 세상을 떠나시는 마지막 순간까지 어머니의 고통을 함께 나눌 것입니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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