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인수委 '작은 것'에서 성공을

오늘 대통령직 인수위가 출범했다. 인수위원 25명 중 20명이 40, 50대 개혁성향의 학자들로, 향후 5년간 어떤 방식으로든 국정에 참여한다. 국회정치개혁특위도 당장 새해벽두부터 가동한다. 민주.한나라 양당도 다투어 당개혁특위를 발족시켰다.노무현 당선자의 취향대로 뭔가 '큰 불'을 낼 인적구성이요, 정치판 분위기다. 이번엔 '97년 때'처럼 흐지부지, 용두사미가 될 것 같지 않다.

새정부 5년 국정의 초안을 짤 인수위의 성공은 참으로 중요하다. 우리는 두 가지만 조언하고 싶다. 하나는 현정부의 실패를모델로 삼으라는 것이다. DJ정권은 IMF 탈출에 성공했으나 그 '성공'에 매달려 많은 것을 잊었다.

작고 효율적인 정부, 행정규제의 과감한 철폐, 지방자치의 만개(滿開)라는 큰 방향은 기막히게 잘 잡았지만 인사(人事)와 부패가 이 세가지 큰 틀을 모두 실패로 바꿔버렸다. 따라서 현재의 것, 정책과 조직 등에서 버릴 것과 승계할 것의 취사선택을 잘해야 한다. 실패의 원인에서성공의 동인(動因)을 찾으라는 것이다.

또하나, '개혁'이라는 두 글자에 집착해서 판을 너무 크게 벌리지 말것을 권한다. 인수위는 집행의 기능이 아니라 정책점검과 대안제시의 기능임을 짧은 기간동안 끝까지 명심해야 한다. 개혁의 큰틀이 제도개혁과 구조개혁의 두가지라면 인수위는제도개혁만이라도 성공시키기를 바란다.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이 낡은 정치 청산을 위한 제도의 개혁이라면 선거구.권력구조개편같은 것은 구조적 문제에 속한다. 이 두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기에는 인수위는 시한(時限)과 업무의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개혁의 기회는 첫 1년이다. 따라서 '1년 내에 가능한' 개혁을 우선적으로 선택하기 바란다. 선거공영제.정치자금의 투명화라는'제도개혁' 이것 하나부터 성공못하면 곧바로 정치부패의 답습-개혁의 실패로 연결됨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 결과는 15개월뒤17대 총선에서 곧바로 나타난다. "호랑이를 그리느냐 고양이를 그리느냐"에 대한 답변, 그것은 고양이 하나라도 제대로 그리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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