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경찰이 범인 도피자금도 대주나

최규선게이트에 연루돼 미국으로 도피한 최성규 전 서울경찰청 특수수사과장에게 경찰이 퇴직금을 지급한사실은 도대체 그를 잡을 의사가 있는건지 실로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의혹이다.

그는 최규선씨의 부탁을 받고 체육복표사업자 선정과정에 깊숙이 개입,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데다 이 사건은대통령의 아들비리와 연계되면서 대책회의에 참석했고 그로인해 갑자기 해외로 도피한 혐의 외에도 개인비리로의약품리베이트수사 무마대가로 모병원의 주식 2천만원상당 등을 받은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황이었다.

이런 중대한 혐의를 받고있는 자에게 어떻게해서 퇴직금이 지급될 수 있는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질 않는다.이건 그를 잡아야할 경찰 스스로가 그에게 도피자금을 대준것이나 다름없는 행태가 아닌가. 물론 경찰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퇴직금의 절반을 지급했다고 밝히고 있으나 이건 그야말로 변명으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어떤 의미에선 그는 대통령아들비리와 연관된 국사범이다.

그런 그에게 퇴직금을 지급했다는 건 경찰의 단독결정으로 보기가 어렵다고 우리는 판단한다. 최소한 그의 수사팀인 검찰과의 상의를 거쳤을건 뻔한 이치이고 경우에 따라선 그 '윗선'의 허락까지 받지않았을까 하는 의심을 받지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번 사건은 그에게 퇴직금이 지급된 경위가 우선 밝혀져야하고 거기에 누구누구가 개입했는지도 함께 밝혀져야 한다. 또 퇴직금을 청구한 사실을 넉달간이나 쉬쉬해온 것도 석연치 않은 대목이다. 경찰에선 언론에 공표할 이유는 없다고 했지만 이런걸 국민들에게 알리지 않고 뭘 알려야 한다는 건지 도대체 납득이 안간다.

이 사건은 현정부에서 일어난 것인 만큼 다음정부에 부담을 주지않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금명간 해결해야 한다. 만약 일반공무원 범죄였다면 퇴직금을 지급했을까. 그를 체포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를 경찰 스스로가 놓친 것인지 아예눈감은 것인지 정말 의아하기 짝이없는 사건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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