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이디어 하나가 인생 바꾸죠

"언뜻 스친 아이디어 하나가 제 인생의 승부를 걸만큼 멋진 작품으로 탄생했지요".청도군 화양읍 유등리 국도변에 깔끔한 모습의 아담한 '광명산업'. 공장입구에 나사모습을 한 스크루 2개를 세워 이곳을 지나가는 사람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게 만든다.

이곳은 대형 도정공장 같은 곳에서 사람의 손으로 처리하기 힘든 왕겨나 톱밥은 물론 곡물 등을 순식간에 기계로 처리하여 적재하고 운반할 수있는 특수적재함을 만들어내는 전문업체다.

이 특수적재함 제작은 특허까지 받은 전국에서 유일한 업체다. 지난95년 '곡물운반차량의 곡물적재및 하역장치'로 특허를 출원하여 98년 등록(제156775호)됐고, 지난 8월30일엔 ISO 9001 품질경영시스템 인증까지 획득, 촉망받는 중소기업으로 우뚝섰다.

이 특수차량은 왕겨나 톱밥, 심지어 거리의 낙엽까지도 사람의 손으로 처리하지 않고 모든 것을 자동으로 처리한다. 사람의 손으로처리하는 시간과 비용을 20분의1~30분의1 정도로 절감시켜 줘 관련업계의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뛰어난 성능화 확실한 경제성으로95년부터 총6천200여대의 왕겨.톱밥 수송적재함을 만들어 납품했고 이번달에만 9대의 주문을 받는 등 소문이 나면서 점점 더 주문량이 늘고있다.

이 적재함의 또다른 특징은 우수한 성능에 비해 비교적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이다. 2.5t과 3.5t은 1천300만원대, 4.5t과 5t은 1천500만원, 9.5t은 2천만원 정도이다. 그러나 용도는 다양하다. 농촌지역에서는 매상용 벼를 말릴때나 도심지 차도와 인도의 청소는물론 넓은 경기장의 폐.휴지 처리 등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이 적재함 개발의 주인공은 심창섭(44)대표. 강원도 홍천이 고향인 심대표는 기계관련학과를 전공한 뒤 울산 현대계열사에서 근무하던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평소 농촌출신이라 늘 농산물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던 어느날 우연히 영천 어느 도정공장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어렵게 왕겨처리를 하는 모습을 보고 "먼지를 덮어쓰지않고 왕겨를 자동으로 쉽게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자동처리기계를 만들겠다고 결심한다.

사를 나와 2년동안 매달린 끝에 마침내 발명에 성공했다. 94년에 청도군 이서면 가금리 허름한 축사한곳에서 광명산업의 간판을 걸고출범할 때까지만 해도 오늘의 광명산업의 모습을 상상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발명특허증 획득과 경운기용 퇴비살포기, 톱밥운송차량. 낙엽운송차량 등 잇따른 실용신안을 취득하면서 대구.경북지역을 중심으로 관련업계에서 주문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엔 시군지역 대형 도정공장에서 북한쌀보내기 작업을하면서 대량으로 쌓이는 왕겨 처리는 물론 농촌에서도 퇴비 및 종균배양 등에 점차 톱밥사용이 늘어나 더욱 각광을 받고 있다. 심 대표는 "사람의 손으로 일일이 처리해 온 왕겨와 톱밥을 강력한 흡입장치를 이용하여 먼지하나 없이 순식간에 전자동으로 적재와 하역을 손쉽게 할 수 있는 장점 때문에 관련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같은 원리를 적용하여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도심지의 낙엽처리에 나설 계획이다. 가을철이면 도시지역의 대로변에 쌓이는 수북한낙엽을 순식간에 흡입하여 처리할 수 있어 현재 일부 시, 군, 구청에서 사용하고있는 진공청소차량의 성능을 훨씬 능가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게다가 처리량은 몇배나 더 많은데도 가격은 몇배나 저렴해 앞으로 주문이 폭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도.이홍섭기자 hs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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