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물가 정초부터 '요동'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대체적으로 안정세를 유지했던 소비자 물가가 12월을 거쳐 새해 벽두부터 요동치고 있다.

지난해 12월중 대구·경북지역 소비자물가는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 대구는 4.1%, 경북은 3.1% 오른 가운데 새해 첫 달부터 대내·외 악재로 인해 심상찮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1일 재정경제부 등에 따르면 미국-이라크 전쟁가능성 때문에 휘발유를 포함한 석유제품과 가스 등 에너지 가격이 연말연시에 줄줄이 인상돼 가계부담과 물가상승 압박이 가중될 전망이다.

특히 미국-이라크 전쟁 발발 가능성 고조는 벌써 국내 물가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동산 두바이유가 11월 23달러선에서 최근에는 27달러선까지 오르면서 국내 정유업체들은 지난해 12월 30일과 31일 일제히 기름값을 올렸다.

휘발유·등유·경유 등 석유제품의 공장도 가격은 ℓ당 20원씩 인상된 가운데 대외 여건이 악화될 경우 추가인상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국내 가스업계들은 유가의 고공행진을 이유로 가스요금을 1일부터 인상했다.

가정용 액화천연가스(LNG) 및 액화석유가스(LPG)가격 인상은 서민들의 겨우살이에 엄청난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LPG로 난방을 하고 있는 대구시 수성구 황금동 이일성(65)씨는 "2만원하던 LPG 1통(20kg들이)값이 2만1천~2만2천원으로 올라 잘 때만 불을 피우며 힘겹게 겨울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공항을 포함한 전국 15개 공항(인천공항 제외) 이용료도 국내선은 3천원에서 4천원, 국제선은 9천원에서 1만2천원으로 각각 1천원과 3천원씩 올랐다.

또 지난달 물가상승을 주도했던 채소값이 여전히 안정을 되찾지 못하고 있어 연초 물가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대구시내 버스요금 인상(일반 700원, 좌석 1천300원)에 이어 대구시가 서울과 부산지하철 요금 인상안을 봐가며 지하철 요금을 인상할 방침이어서 연초 물가상승의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경북도는 지난해 12월 30일자로 12.17% 인상한 시내버스 요금기준표를 일선 시·군에 시달함에 따라 각 시·군은 업계의 신고를 받아 이달중 요금을 인상할 계획으로 있다.

재경부 한 관계자는 "올해 물가는 지난해보다 다소 높은 3%초반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연초부터 불거져 나온 대내·외 악재로 인해 힘든 싸움을 벌여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황재성기자 jsgold@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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