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피리와 연하침, 매화연(매죽연), 문장검 등 4가지 보물에는 글과 공부를 중시한 청계공 선생의 높고 깊은 뜻이 그대로 스며 있습니다".
의성김씨 내앞마을 종가의 4가지 가보를 자랑하는 청계공파 16대 손인 김명균씨는 마치 18세기 영국과 프랑스 명문가의 문장처럼 문중의 상징으로 생각하며 자부심이 대단하다.
먼저 옥피리에 대해서는 "네동강이 난 채 전해지는 옥피리는 '성한 기왓장 보다는 부서진 옥이 되라'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선비의 지조와 절개를 강조하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신라 경순왕이 의성김씨 시조가 된 왕의 넷째 아들에게 준 것으로 알려진 이 한쌍의 청.황색 옥피리는 지금 둘 다 부서진 채 보관중이다.
수백여년전 황색 옥피리가 네동강이 났을 때 같은 날 청색 옥피리도 함께 네동강이 나는 신비스런 일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번째 운천 김용선생의 셋째 아들인 경와공이 금강산 만폭동 청룡담 깊은 물속에서 구했다고 전해지는 연하침(烟霞枕)은 천년이상 물속에서 지낸 나무 뿌리로 만들었다는 목침. 베고자면 머리가 맑아진다는 보배다.
그냥 보기에는 나무같아 보이나 들어 보면 나무가 화석이 된 것으로 돌에 가깝다.
경와공이 14세때 초시에 합격하자 선조때 승지를 지낸 외할아버지 김백암이 상으로 내린 매죽연(또는 매화연)도 예사로운 물건이 아니다.
중국 황하 유역의 단애석으로 만든 벼루. 매화, 대나무, 구름, 해, 사슴 등이 아름답게 새겨져 있으며 내앞 선비들의 기품을 그대로 엿보여 준다.
특히 우리나라 최초의 장학제도의 상징인 문장(文章)검은 의성김씨 청계공파가 글을 얼마나 중시해 온 지를 한눈에 알 수 있게 한다.
약 50여㎝ 정도의 큰 칼인 문장검과 함께 조성된 것으로 알려진 문장답(文章畓)은 공부하는 선비를 뒷바침 하기 위해 문중에서 마련한 땅으로 예전에는 수만여평에 이르렀다고 하나 지금은 안타깝게도 장학사업용 문장답이 사라진 상태다.
이외에도 내앞마을 의성김씨 종가에서 자랑하는 보물로는 청계공 영정과 400년 역사를 자랑하는 대기병(大忌屛) 병풍, 임진왜란을 쓴 호종일기(扈從日記), 판각 등 다수가 한국국학진흥원과 박물관 등지에 보관중이다.
"몸이 불편해 손님을 제대로 맞지 못해 미안합니다.
내가 얼른 일어나야 집안 꼴이 되는 데…".
16세때 내앞마을로 시집 와 60여년을 종택과 청계공파의 크고 작은 일을 도맡아 본 종부 김효증(75.광산김씨)씨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명문종가의 맏며느리로 기풍을 잃지 않았으나 요즘 중풍으로 거동이 어려워지면서 문중에서 모두 안타까워 하고 있다.
권동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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