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미년 새해 첫 일출을 보려는 관광객이 포항에만 20여만명이 몰려드는 동해안 각지에 30여만명의 해맞이객이 찾아들며 도로 곳곳이 북새통을 이뤘다. 2003년 한민족해맞이축전이 열린 대보 호미곶해맞이광장에 10여만명, 구룡포.칠포해수욕장 등지에 10여만명이 밀려 들어 새해 첫 일출을 감상하며 한해의 소원을 빌었다.
새해 첫 해는 당초 7시32분 떠오를 예정이었으나 구름에 가린 탓에 3분 늦은 35분쯤 장엄한 모습을 나타냈으며, 일출 인파는 일제히 환호했다.
한편 호미곶 행사장으로 가는 도로는 새벽쯤부터 한꺼번에 차량이 몰렸으나 교통지도가 제대로 안돼 일출직전 차량이 얽혀 관광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특히 서울역에서 31일 밤 열차를 타고 온 관광객 500여명은 포항역에 도착한 뒤 차량 15대에 나눠 타고 호미곶으로 출발했으나 차량이 밀려 일출을 구경하지 못하자 항의하는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동해안 도로의 교통체증은 1일 오후 늦게까지 계속됐다. 민박업소의 바가지 요금 탓에 시비도 잇따랐다. 대보면 한 민박업소는 하룻밤에 15만원을 요구했고, 여관도 객실당 10만원을 받는 등 평소보다 3~5배씩 폭리를 취해 대구.서울 등지에서 온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경주에서도 31일 오후부터 새해 아침까지 재야의 종 타종식과 문무대왕릉 앞 해맞이대축제에 1만여대의 차량이 몰려 극심한 체증을 빚었다. 특히 문무대왕릉 해맞이 대축제에는 31일 오후부터 1일 새벽까지 경주~감포간 국도가 차량들로 채워졌으며, 석굴암 입구에는 부족한 주차공간과 한꺼번에 몰려든 차량 때문에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이날 축제에 새해 소망을 빌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참가한 관광객과 시민은 5만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안동 북후면 녹래리 일출사에서도 시민 1천여명이 모여 새해맞이 일출행사를 가졌다. 2천여개의 연등에 불을 밝혀놓은 가운데 자정이 되자 새해를 알리는 33번의 타종에 이어 폭죽과 풍물놀이가 이어졌다.
시민들은 7시40분쯤 일출암 건너 구름사이로 해가 솟아 오르자 환호하며 희망찬 밝은 새해 아침을 맞았다.
울릉도 성인봉(984m)등 섬 전역에서는 짙은 눈 구름 때문에 새해 첫 일출을 볼 수 없어 해맞이객들을 아쉽게 했다. 울릉산악회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성인봉(오전 7시25분)에서 산악인들의 안녕과 무사산행을 기원하는 2003년 시산제를 열었다.
또 저동 내수전 해돋이마을 등 해안 일대에선 군인과 관광객 2천여명이 몰려 일출을 기다렸으나 하늘이 온통 눈 구름에 가려 태양의 흔적조차 볼 수 없게 되자 아쉬움 속에 발길을 돌렸다.
시산제 행사를 주최한 울릉산악회는 지난 99년 이후 5년째 일출다운 일출을 보지 못하게 되자 난감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내륙지역에서 가장 먼저 해돋이를 볼 수 있다는 영양 일월산 일대에도 해맞이객들로 붐볐다. 대구.안동 등지에서 모여든 관광객들은 영양군청이 마련한 대형 관광버스에 나눠타고 일월산으로 이용, 별다른 교통 혼잡없는 해맞이를 즐겼다.
이날 아침 7시29분쯤 첫 해가 동해의 구름을 헤집고 떠오르자 일자봉 해맞이 행사장은 일제히 환호와 박수, 그리고 소원을 비는 기도 소리로 가득찼다.
김석현(46.대구시 중구)씨는 "일월산 해맞이는 차량과 인파들로 인해 몸살을 앓는 동해안 해맞이와 의미가 달라 올해 참가했다"며 "영산에서 바다를 뚫고 올라오는 힘찬 새해 첫 일출을 보며 많은 소원을 빌었다"고 말했다.
영양군은 이날 해맞이를 마친 뒤 현장에서 관광객들과 군민들을 위한 '안녕기원제'를 마련했으며, 관광객들은 저마다 소지(燒紙)를 하늘로 올리며 소원을 빌었다. 한편 늦게 도착한 관광객 500여명은 버스를 타지 못해 일월산 입구 영양터널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고, 늦게 산을 오른 해맞이객들이 안내인이 없어 행사장을 찾지 못해 추위에 떠는 불편을 겪기도 했다.
이밖에 칠곡군은 군민 2천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기산면 유학산에서 해맞이 고유제를 지냈으며, 문경시 불정동 자연휴양림 전망대와 문경읍 상초리 주흘산, 호계면 별암리 오정산 등지에서도 해맞이 행사가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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