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각 구청 '삶의 질' 투자 늘려

올해 합계 예산 규모가 8천413억원에 이르는 대구시내 8개 구군청들이 그 중 36%인 3천18억원을 복지.문화 부문에 배정하고 수성구청 경우 전체 예산의 63%를 구민 삶의 질 향상에 배정하는 등 복지.문화 부문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

이는 대규모 건설 사업을 대구시가 떠맡아 역할 분담한 데도 원인이 있지만, 1962년부터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시행 이후 사회 기반시설 확충이 일정 수준에 도달함으로써 40여년만에 정부 부담이 개발 일변도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 데도 주요 원인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수성구청은 올해 예산 1천210억원 중 무려 63.1%(763억원)를 복지.문화 부문에 배정해 7년 전(민선 구청장 초기)보다 2배로 늘었다. 남구청도 전체 예산 636억원의 절반이 넘는 331억원을 이 분야에 배정했고 달서구는 1천385억원 중 565억원(40.7%), 동구는 1천234억원 중 483억원(39.1%), 북구는 1천227억원 중 410억원(33.4%), 서구는 788억원 중 218억원(27.7%)을 복지.문화 예산으로 확정했다.

복지.문화 예산이 가장 많은 수성구청 경우 올 상반기에 문화예술회관을 착공하고 구민 음악회 등 '생활 속의 문화행사'를 대규모로 열 계획이다. 홀몸노인 1천200여명을 돕는 어르신 문안제를 도입하고, 장애인 재활센터, 여성교육문화센터, 청소년수련관 등의 신증축에도 많은 돈을 투자할 예정.

달서구청은 올해 구정 방침을 아예 '문화 업그레이드'로 정해 구민문화회관, 구민 대운동장, 장애인 복지타운을 건설하고 공원음악회도 열기로 했고, 서구청도 올해 '함께 누리는 복지사회 구현'을 슬로건으로 내걸어 장애인.노인.여성.저소득층 복지정책을 중점 실현키로 했다.

중구청은 문화 투자를 통해 인구 늘리기 효과까지 거둘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으며, 동구청은 마라톤코스 마련, 구 문화회관 완공 등을 추진하는 외에 동촌.불로.봉무.안심.공산동 등에 초중고교를 유치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지목했다.

북구청은 올해 자체 사업비 68억원 중 절반이 넘는 40억원을 대불노인회관 건립에 배정하고 무료급식과 노인취업 프로그램도 운영키로 했다. 대불노인회관이 연말 완공되면 북구에는 노인시설만 강북노인복지회관, 북구노인복지회관 등 3개로 늘어난다.

남구청은 60세 이상 구민을 대상으로 한 '시니어클럽'을 운영해 노인들의 사회참여 기회를 확대할 계획이다. 임대윤 동구청장은 "행정 소비자인 시민들 의식이 길을 내는 것보다는 삶의 질 향상을 더 바라는 수준으로 업그레이드됐다"며, "앞으로 갈수록 구청들의 행정 중심은 복지.문화에 더 쏠리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종규기자 jongku@imaeil.com

▷새해 우리 區廳 사업(1) 중구

중구청은 새해에 시민들이 접하기 힘든 클래식.국악 등 예술.문화 공연을 골목골목 찾아 다니며 열기로 했다. 모두 9개 동에서 '찾아가는 작은 음악회'를 열기 위해 이미 1천800만원의 예산을 편성해 뒀다.

'문화기획단'도 구성해 문화원과 연계해 내실있는 문화행사를 꾸리고, 20명인 중구합창단을 40~50명 크기로 확대하는 외에 남성중창단도 창단해 공연토록 할 계획. 이같은 예술.문화 사업에 3억여원이 배정됐다.

오랫동안 끌어 온 중구문화회관 격의 '봉산문화회관' 공사를 새해에 완공 수준까지 진척시킬 예정이다. 1천44평 땅에 1천889평 크기의 4층 짜리 건물로 지어질 회관에는 449석의 공연장과 연습실.전시실.취미교실.체력단련실이 구비된다.

본격 가동 예정일은 내년 3월. 하지만 따지고 보면 이런 노력도 사실은 '살만한 중구'로 만들어 인구를 늘려야겠다는 보다 큰 목적과 연결돼 있다.

10만명 이상의 인구를 유지하지 못하면 올 하반기쯤 구청 직제가 대폭 축소되고 중앙정부 지원액도 감소할 위기를 맞았기때문. 그래서 우선 '살만한 중구'를 만들어 시민들이 스스로 이주해 올 기반을 만들자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중구는 올해 상업지역 확대를 통해 도심 퇴락한 주택지의 재개발을 촉진할 구상도 갖고 있다. 대구시가 동의해 줄 지 여부가 관건이긴 하지만, 가능하면 상업지역 비율을 44%에서 80%까지 높일 계획인 것.

더불어 남산 2.3.4 및 대봉.삼덕.봉산 지구 등의 재개발.재건축을 부추겨 유입 인구를 늘리기 위해 부동산 개발 상담실 운영, 소규모 합동 건축 또는 리모델링 지원, 원룸.다가구빌라 유치를 위한 상담 창구 등도 마련할 예정.

그 외 상업 기반이 취약해진 찜골목.오토바이골목 등 명물거리를 더욱 특화시키는 방향으로 도심 개발을 유도하고 가능하면 관광골목으로까지 육성할 방침이다.

중구 전입 가구에는 아기 출산 기념통장과 쓰레기 봉투를 지급하며, 5명 이상의 종업원을 유발하는 업소는 모범업소로 우선 지정해 쓰레기봉투.위생복.위생모.장갑 등을 무상 지원키로 했다.

정재원 구청장은 "구민들에게 '중구에서 일하고 중구에서 산다'는 자긍심을 심어 줄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했다.

최두성기자 ds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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