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실전 논술 문제

〈문〉다음의 글들은 오늘날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인터넷 혁명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보여 주고 있는데, 특히 인간의 지적.정서적.경제적 활동이 실제 현실 속에서가 아니라 가상의 현실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래의 글들을 읽고 인터넷의 가상 현실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논술하시오. (띄어쓰기 포함 1400±100자)

[가] 오늘날 선진 사회만이 아니라 우리 나라에서도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정보화 사회가 더 광범위하고 구체적으로 실현된다면, 새로운 세기는 여러 가지 부정적인 양상들을 노출할 것이다.

정보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선진 사회일수록, 빌 게이츠의 재산은 급속하게 불어나지만 그로 말미암아 몇십만 명의 실업자가 생겨나고 재취업자라 하더라도 그 소득은 현저히 감소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사회 구성원 간의 부와 지위의 격차가 심화된다는 것을 뜻한다.

개인 간의 격차는 정보화 선진국과 후진국 사이에서 동일하게 재현된다.

또 유통되는 정보의 90% 이상이 '쓰레기'이며 해커들의 갖가지 신종 범죄들이 판치고 있지만 그것들을 방어할 방법은 결코 그 범죄들을 따라잡지 못한다는 것, 외설물들이 인터넷에 범람하고 있지만 그것을 규제할 법적.기술적 한계가 그만큼 더욱 뚜렷해진다는 것, 컴퓨터의 온라인으로 국제 투자 자본의 자유롭고 신속한 이동에 의해 일국의 경제 체제가 얼마든지 마비될 수 있다는 것 등등 얼마든지 들 수 있는 '세기말 증상'들이 이 정보화 사회와 그것들의 매체인 컴퓨터로 비롯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대학 교수인 나의 친구는 학생들에게 받은 리포트의 상당수가 다른 사람의 글을, 아마도 인터넷을 통해 베낀 것이 분명한데도 그것을 확인할 수 없었다며 한탄했다.

후배 작가 한 사람은 인터넷에 자신의 사이트를 마련하고 매일 일어나자마자 온라인 상태로 켜 두는데, 거기에 독자들의 갖가지 성격의 글이 들어와 그것들을 보느라고, 그것에 매달리느라고, 도대체 다른 일이 되지 않으며 그래서 인터넷이 만들어 내는 신종의 스트레스에 젖어들었다고 탄식했다.

고등 학생 자녀를 둔 또 다른 후배는 그 아이들이 자기 방에서 밤새도록 게임을 하든가 채팅을 하느라고, 아마도 더러는 포르노도 즐기며 컴퓨터를 사용하는 바람에 아이의 건강과 학업 성적도 나빠지고 하는데 아이 자신은 시치미를 떼고 있어 야단만 칠 수는 없게 되었다고 한숨을 쉬었다.

그렇다면 컴퓨터가 몰고 올 정보화 사회, 그리고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가상 현실의 범람은 우리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만 미친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인가. -김병익, '무서운 멋진 신세계'에서

[나] 그러나 정보 매체의 세계에 주체가 있다면, 그것은 다른 가상의 주체에서 나오는 정보의 전달체로서만 존재합니다.

그러므로 대중은 또 다른 사람 특히 권력의 진원지에 위치한 다른 사람의 반영으로 존재할 뿐입니다.

모든 것은 폐쇄 회로 속에 있고, 회로에서 유통되는 것은 주체 없는 주체입니다.

현대의 모든 것은 매체 안에 있고 그 밖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매체 안의 세계를 우리는 가상 공간이라 부를 수 있습니다.

진리에 대한 지적 작업의 근본에는 주체와 객체의 거리가 상정되어 있었으나 매체는 이 거리를 사라지게 합니다.

전통적 의미에서의 현실적 인과 관계를 규명하는 지적 구분과 능동적이고 비판적인 사고 양식, 그리고 목적과 수단의 구분이 의문에 휩싸이게 됩니다.

이에 대하여, 어떤 사람들에게 매체가 만드는 비현실의 세계 또는 컴퓨터 매체가 가능하게 하는 가상 공간의 등장은 새로운 자유의 약속을 가져오는 것으로 생각되는 것 같습니다.

여기에서 주목할 것은 정보 전달의 주된 수단으로서 언어가 아니라 이미지가 중요해지는 현상입니다.

범람하는 슬로건과 대중 언어와 광고 언어는 언어의 의미를 사물에서 분리하여 스스로의 회로 속에 갇히게 합니다.

이때, 이 언어들은 사물에 대해 생각하는 도구로서의 의미를 잃게 되고 이성적 담론의 수단이기를 포기하게 됩니다.

진리와 논리가 포기된 상태에서 이성적 토의가 있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영상 매체와 컴퓨터에 의한 가상 현실의 범람은 이러한 사태를 강화시켜 줍니다.

'진짜'보다도 더 진짜 같은 '가짜'의 세계, 그것은 생각과 토의의 수단으로서의 이성적 사고, 그리고 이성적 인간이 영상에 지배되는 혼란과 무분별을 낳습니다.

-김우창, '오늘의 인문 과학과 코기토'에서

[다] 저는 인터넷을 생각할 때 생명의 창조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태초에 생명체가 없다가 제일 먼저 세포가 생겨났습니다.

처음에는 단세포만이 있었습니다.

각각의 단세포들은 의지할 수 있는 어떤 형체가 필요하게 됐죠. 이 형체는 공 모양이었고 이런 것들이 모여 다세포가 되었습니다.

다세포들은 다시 신경 세포라는 것으로 전환되었고, 이후 사람 같은 생물로 진화하게 됩니다.

이것을 인터넷에 비교해 볼까요? 단세포는 컴퓨터에 해당합니다.

다세포는 네트워크라고 볼 수 있지요. 신경세포가 바로 인터넷입니다.

이 신경 세포가 앞으로 나비가 될지 사람이 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빌 게이츠는 디지털 네트워크를 신경망이라고 표현했죠. 이 말은 인터넷이 어떻게 변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는 말입니다.

카오스 이론이 말해 주듯이, 럭비공은 어디로 튈지 아무도 모릅니다.

인터넷도 마찬가지입니다.

못 박는 대장장이의 유명한 예를 들어 보죠. 대장장이는 장군의 말에 발굽을 박고 있었습니다.

못이 잘 박히지 않자 대장장이는 못 하나를 박지 않고 일을 끝냈습니다.

이 때문에 싸움터에서 말이 넘어지게 됐고, 장군은 말에서 떨어져 죽었습니다.

장군이 죽으면서 그 나라도 망했습니다.

인터넷도 그렇습니다.

아주 사소한 것이 살아 움직이면서 우연에 의해 어떻게 될지 누구도 정확히 알 수는 없습니다.

인터넷은 오늘날, 마치 뭉게뭉게 피어나는 구름과 같습니다.

[라] 인터넷에 자신을 적응하려 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게 될 것입니다.

국가 전체적으로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인터넷을 이용할 줄 알고 자신을 그에 맞게 잘 접목시키면 그 안에서 지식과 정보뿐 아니라 큰 돈을 벌 수 있습니다.

모든 중요한 비즈니스가 그 안에서 벌어지는데 인터넷을 모르고 어떻게 돈을 벌 수 있겠습니까? 저는 학력과 외모에 따른 차별이 없는 네트워크가 가장 민주적인 공간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습니다.

네트워크가 생활화되면 정치 역시 민주적으로 변화될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지금의 정치 혐오도 사라질 것입니다.

국회 의원이나 지구당은 홈페이지를 만들어 놓고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면 되니 지구당을 운영할 필요도 없어질 것입니다.

정치 형태를 바꿀 수 있기 때문이죠.

인터넷은 교육을 대체할 수도 있습니다.

현재의 교육은 일방적인 지식 전달에만 몰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터넷은 다릅니다.

컴퓨터 통신 게시판을 보십시오. 이곳에 글을 올리면 다양한 사람들이 찬반 양론을 올려 놓습니다.

토론이 이루어지는 것이죠. 그러면서 서로 도와 주고 베워 가는 사회가 형성됩니다.

인터넷의 특징 중 하나는 누군가가 정보를 마음대로 컨트롤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정부 권력이나 대기업에서처럼 특정한 소수가 모든 권력을 독점할 수 없다는 의미에서 민주적이고 평등한 사회를 앞당길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수직적 위계 체제의 대명사격인 정부나 기업은 바뀌어야 합니다.

역시 해답은 네트워크의 가상 공간입니다.

네트워크가 확산되면 인류의 행복을 기대할 수 있는 것 아닐까요? -월간조선 대담 '인터넷은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에서

심층면접

1. 행복의 기준은 무엇인가? 행복한 삶의 필요조건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출제학교 = 2001 경희대)

2. 20세기 인물 가운데 가장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이는 누구라 생각하는가. 그 이유는 무엇인가? (출제학교 = 2002 한양대 수시)

3. 국민의 정부에서 실시한 햇볕정책의 성과와 한계에 대해서 말하고, 새로운 정부에서 추진해야 할 대북 정책의 원칙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말해보라.

4. 여성의 사회참여를 저해하는 사회, 문화, 제도적인 장애요인에 대해서 말해보라.

5. 정보화가 민주주의의 발전에 어떠한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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