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업무만으로 생계를 삼는 신종 직업이 잇따라 탄생하고 있다.
텔레마케터, 콜센터 상담원, 신용카드.보험 전화홍보원 등등. 관련 업계에서는 휴대폰.통신업체 전화상담원 1천500여명, 호출택시 및 사설 경비업체 콜센터 상담원 300여명, 신용카드.보험사 전화 홍보원 100여명 등 대구 시내에만 2천여명이 전문적으로 전화에 매달리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콜, 봉덕 효성~ 10분 큐. 149번 출". 택시 무전기에서 울리는 여성의 안내를 들어 보지 않은 시민은 거의 없을 터. 승객들이 궁금해 할 위의 호출 내용은 "봉덕동 효성타운에서 10분 뒤 택시예약 있습니다.
149번 기사님 출발하세요"이다.
호출택시 회사들에서는 이들 전화 호출원의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다.
승객들이 도로에 나가 지나가는 택시를 무작정 기다리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거의가 택시를 호출하는게 보편화됐다.
운불련 호출택시 김동대 사무국장은 "2, 3년 전부터 호출택시 회사가 늘더니 지금은 대구 시내에만 50개 회사에 호출택시도 1천500여대나 된다"며, "승객들도 여러 회사에 전화해 보고 콜센터 여직원들이 친절한 회사의 택시를 타게 돼 호출원들의 친절이 곧바로 회사의 경쟁력과 직결된다"고 했다.
대구은행 콜센터 단기연체팀 이도화(26.여.송현2동)씨도 한달에 5천여명에게 전화를 걸어 아쉬운 소리를 하는 게 지난 9월부터의 하루 일과가 됐다.
은행측이 남자 직원들이 하던 대출 연체 고객 빚 독촉 일을 그때부터 여직원 5명에게 맡긴 것.
그 후 이씨는 고객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려고 퇴근해서도 항상 말하는 연습을 한다며, "매일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과 얘기를 많이 나누다 보니 어떤 때는 눈물을 흘리며 함께 걱정하기도 한다"고 했다.
대구 운불련 택시 콜센터에서 일하는 홍인희(28.여.지산동)씨는 자신의 목소리가 시민들에게 기억되는 것이 보람있다고 했다.
일터는 5평 남짓 조그마한 사무실이지만 대구는 물론 전국 어디든 300여대 소속 택시에서는 자신의 목소리가 '방송'되기때문이다.
"목소리의 주인공이 누군지 묻는 손님이 가끔 있다는 이야기를 기사 아저씨들로부터 들을 때는 웬지 유명 인사라도 되는 기분"이라고 했다.
그래서 홍씨는 좀 더 예쁘고 상냥한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녹음기를 틀어놓고 하는 발성 연습을 근래 시작했다.
그러나 이런 노력도 몰라 주고 호출한 택시가 늦게 온다며 다짜고짜 반말과 욕설부터 하는 손님들이 있을 때는 경력 4년의 베테랑 홍씨도 여전히 섭섭해진다고 했다.
콜센터 근무 두달째인 햇병아리 임미경(25.여.상인동)씨는 하루 12시간 근무하는 동안 평균 300명의 손님들로부터 전화를 받고 택시기사를 호출하느라 목이 성할 때가 없다고 했다.
그렇지만 손님들을 편리하고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모시는 것을 보람으로 여긴다고 야무진 목소리로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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