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美, 北.이라크 동시戰 저울질

미국은 이라크와 함께 북한을 상대로 '두개의 전쟁'을 수행할 수 있지만 미군의 막대한 피해를 감수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UPI통신 백악관 출입기자인 파멜라 헤스는 2일 분석기사를 통해 지난주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이 이라크와 한반도에서 두개의 전쟁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는 발언을 둘러싼 워싱턴 정가의 논란을 소개하면서 이같이 진단했다.

그는 전문가들의 분석에 근거, 미국이 동시에 두개의 전쟁을 수행할 수 있지만 미군은 물론 연합군도 10년전 걸프전 당시보다 막대한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개의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근거로 우선 미군이 지난 10년간 두개의 전쟁을 수행하도록 준비돼왔음을 들었다.

두개의 전쟁의 대상은 당연히 이라크와 북한.

물론 걸프전 이후 미군의 규모가 절반 정도로 축소된 것은 고려해야할 사안. 실제로 걸프전 당시 미군은 50만명의 지상군이 동원됐고, 하루 2천500여 차례나 출격한 대규모의 공군 지원을 받았지만 이제는 모든 것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하지만 미군 규모의 축소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헤스는 주장했다.

이라크도 마찬가지의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라크는 한때 100만명이던 병력이 이제는 40만으로 격감했고 걸프전 당시 5천500대에 달하던 탱크도 10년의 제재가 지난뒤 이제는 2천200대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또 막대한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는 북한의 경우도 지난 10여년간의 극심한 경제난으로 군사대비 태세가 급격히 약화됐다는 1997년의 국방정보국(DIA) 보고를 근거로 할 때 미군의 승리에 큰 장애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헤스는 분석했다.

동시에 미군의 첨단무기가 집중 개발돼 명중률면에서 과거 걸프전 당시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걸프전 당시 스마트 폭탄의 성공률은 불과 10%에 머물렀지만 아프가니스탄 작전 당시에는 60%로 격상됐다.

하지만 헤스기자는 미군의 승리 전망은 무조건 장밋빛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두 개의 전쟁에 나설 경우 미군은 이른바 "스윙전략(제1의 전쟁에서 승리할 때까지 제2의 전쟁의 강도가 고조되지 않도록 자제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스텔스 전투기는 물론 공중조기경보기(AWACS)와 JSTARS 지상정찰시스템을 한 전투장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시켜야하는 전략이 핵심관건이 된다.

결국 주요 전투장비가 올때까지 얼마만큼의 희생이 드느냐가 중요 문제가 되는 것이다.

미 워싱턴 DC 소재 국방정보센터(CDI)의 콜린 로빈슨 연구원은 "두 개의 전쟁을 할 수 있지만 큰 피해를 입을 것"이라며 "결국 평양과 바그다드를 상대로 동시에 전쟁할 능력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미 당국은 이라크와 북한을 상대로 두개의 전투를 벌일 경우를 상정, 피해 규모를 계측하는 프로그램을 계속해서 수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리=서종철기자 kyo425@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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