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盧당선자, 인수위에 화났다

노무현 대통령당선자가 인수위 활동과 관련, 인수위를 강하게 질책하고 인사잡음을 경고하고 나서는 등 출발선상에서부터 인수위 활동이 흔들리고 있다.

그러자 인수위는 인수위원들이 각 분과위에서도 정리되지 않은 과제들에 대해 입을 열면서 언론보도가 잇따르자 과민반응을 보이면서 3일부터 개별취재를 제한했고 노 당선자는 4일부터 '일일보고회의'를 주재하는 등 인수위 활동을 직접 챙기고 나섰다.

노 당선자가 화가 난 것은 공정거래위의 언론사에 대한 과징금 취소처분에 대한 인수위의 무원칙한 대응자세 때문이었다.

노 당선자는 지난 연말 공정위가 15개 언론사에 대한 과징금을 취소처분하자 곧바로 "처분할 때도 이유가 있어야 하듯이 취소할 때도 이유가 있어야 한다"며 "경위를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인수위도 "공정위의 결정은 이해할 수 없는 조치"라며 문제를 제기했었다.

그러나 이남기 공정거래위원장이 임채정 인수위원장을 찾아와 과징금 취소과정을 설명하자 인수위는 "더 이상 문제제기를 하지 않을 것이며 여기서 일단락짓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노 당선자는 한나라당까지 나서는 등 인수위의 결정에 대한 비난이 강하게 제기되자 "인수위가 충분히 경위를 파악해야하는데 서둘러 판단을 내린 것은 성급했다"며 임 위원장을 호되게 질책했다.

임 위원장은 공정위 결정을 수용하면서 노 당선자와 사전에 상의를 하지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노 당선자가 직접 인수위 기강확립에 나선 것이다.

노 당선자는 또 인수위 실무진 인선과 관련해서도 불만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다면평가 기록없는 인사들이 인수위 파견실무자로 포함됐다는 지적을 듣자 다면평가제를 도입하라고 지시, 당초 선정된 99명의 실무진 가운데 29명이 탈락했다.

노 당선자는 이강철, 염동연 특보와 이기명 후원회장 등 최측근 인사들을 자신의 정무특보로 임명했다가 측근위주의 인사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하루만에 '없었던 일'로 되돌렸다.

인수위는 이들을 위해 3층에 사무실까지 마련했다가 폐쇄했다.

노 당선자측은 "이들이 인수위에서 특별히 할 일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예우차원에서 특보로 발령하려고 했지만 인사문제 개입 등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인사계획을 취소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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