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소한 강추위 8일까지 계속

소한인 6일 봉화 춘양 기온이 -20.6℃, 대구가 -10.9℃까지 떨어지고 낮 기온도 봉화 경우 -10℃를 밑도는 등 대구.경북이 연사흘째 강추위로 꽁꽁 얼어붙었다. 이때문에 수도관이 동파되고 차들이 고장을 일으키는가 하면 항공기까지 결항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강추위 = 대구기상대에 따르면 6일 아침기온은 의성 -18.9℃, 영주 -16.3℃, 문경 -16℃, 안동 -15℃, 영천 -12.5℃, 포항 -10.4℃ 등으로 평년보다 10℃ 가량 낮았다.

낮기온도 5일 경우 대구가 -4.3℃, 영주 -10℃, 봉화 -8.5℃에 머물렀으며, 특히 최고 초속 8.1m에 이르는 강한 바람이 불어 체감온도는 더 낮았다.

1월 상순의 이 기온은 안동 경우 1983년 기상관측 시작 이후 가장 낮은 것이며, 1990년 이후 대구에서 -10℃ 이하로 떨어진 날은 1997년 1월22일 -10℃, 1998년 1월23일 -10.1℃, 2001년 1월14일 -10℃, 15일 -11.7℃ 등 모두 5차례였다.

이번 한파는 영하 40℃의 찬 공기덩어리가 우리나라 상공을 덮은 가운데 한랭 건조한 대륙성 고기압이 북서쪽으로 확장, 찬공기가 북서기류를 타고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관계자는 밝혔다. 대구기상대는 "추위가 8일쯤 누그러져 평년기온(일평균 0.6℃)을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행인 급감 =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지자 동성로 등 시내 주요 거리는 평소보다 강추위가 계속되자 시민들이 외출을 기피하는 바람에 일요일인 5일 각 아파트 단지에서는 차량들이 하루종일 서 있는 모습이었다.

안동시 태화동 5거리 안동지역 건설일일노동자 대기소에도 새벽 마다 100여명이 일감을 찾아 북적대던 것과는 달리 4명만이 쪼그린 채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김성호(40.안동시 옥동)씨는 "최근 수해복구 공사장 잡부 등으로 매일 일거리를 찾았으나 추위가 시작되고 모든 건설공사가 중단, 3일째 헛걸음만 쳤다"며 "추운 날씨는 어려운 사람들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것 같다"고 씁쓸해 했다.

소백산풍기온천에 근무하는 영주시청 이사환(45)씨는 "공휴일이면 하루 3천500명이상의 입욕객들이 찾고 있으나 한파와 강한 바람이 불어 체감온도가 -20℃ 이하로 떨어진 5일에는 평소 공휴일보다 500여명이 줄어든 3천108명만이 입욕했다. 강추위로 외출을 자제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혹한과 한파로 공휴일인 5일 탑산온천과 빙계온천에는 온천욕을 즐기려는 손님들의 발길 또한 지난 주말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한편 이번 강추위로 의성읍 오로리 구룡못 등 지역의 크고작은 저수지와 하천은 모처럼 꽁꽁 얼어붙었으나 얼음낚시를 즐기는 강태공들은 눈에 띄지 않았다.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지자 동성로 등 시내 주요 거리는 평소보다 한산한 모습을 보였고, 칠성시장 등 재래시장 상인들도 손님의 발길이 끊기자 철시를 서둘렀다.

휴일인 5일 동성로에는 유동인구가 평소의 3분의 1수준에 그쳤고, 이마저도 오후 들면서는 귀가를 거리가 텅비었다. 팔공산.앞산 등 인근 야산에도 등산객들의 발길이 줄었다. 팔공산 공원관리사무소에 따르면 휴일인 5일 하루 등산객은 1만여명으로 평소의 2분의 1수준에 머물렀다.

혹한 추위가 직장인들의 출근 발길도 붙들어맸다. 6일 포항지역 주요 기업체 사무실에는 빈자리가 제법 눈에 띄었다. 지난 주말 휴무토요일을 끼워 설악산과 무주 등 스키장과 서해안 등 휴양지로 떠났던 직장인중 상당수가 눈길과 강추위에 묶여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것.

공단 모업체 관계자는 "사전 휴가원을 제출하지 않은 직원 10여명이 6일 출근시간을 전후해 전화로 휴가를 신청해왔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단 한 업체의 경우 평소 월요일 휴가자가 10명 이내였던데 반해 6일에는 30명이 넘은 것으로 조사됐다.

강원도 속초시의 한 콘도 직원은 "지난 주말 투숙객중 상당수가 귀가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숙박연장 신청을 하고 있다"며 "특히 눈길 운전 경험이 적은 남부지방 고객들이 많이 남아 있다"고 했다.

자동차 시동이 걸리지 않아 출근에 애로를 겪은 직장인들도 많다. 포항시 용흥동과 장성동, 이동지구 등 대형 아파트 단지에는 주말 이틀간 세워두었던 경유.LPG 차량 중 상당수가 시동이 걸리지 않아 지각하는 근로자들도 많았다. 이같은 현상은 경주 보문단지내 일부 콘도에서도 나타나 숙박업계는 난데없는 '월요일 특수'를 맛보기도 했다.

◇동파-자동차 고장 = 춘양 상수도 정수장 김성오(35)씨는 "강추위가 계속되면서 하루 평균 1.2집에서 노출된 가정용 수도관이 파열돼 수리를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춘양에서 설비업을 하는 홍종호(33)씨는 "한파가 나흘째 계속되면서 창고에 둔 가정용 보일러에 수도물이 들어가는 부분이 얼어붙어 보일러가 가동되지 않아 수리를 요청하는 경우가 요즘들어 하루 평균 4∼6건 정도 접수된다"고 말했다.

대구도시가스 민원실에는 5일 밤동안, 보일러 가동이 되지 않는다는 신고가 30여건 접수됐다. 또 수도계량기 동파로 잇따랐다. 5일 오후 2시쯤 북구 구암동 이모씨의 단독주택 수도계량기가 동파됐고 같은 날 오전 9시쯤에도 북구 노원동 김모씨의 단독주택 수도계량기가 동파됐다.

6일 오전 7시쯤 대구시 달서구 장동 ㅊ 자동차상사내 수도관이 간밤의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파열됐고, 5일 밤 10시쯤 달서구 파산동 소모씨의 가정집 수도 계량기가 터지면서 1시간동안 물공급이 중단됐다.

한편 도로에 매설된 상수도관도 강추위를 이기지 못하고 동파됐다. 5일 오전 11시쯤 달서구 도원동 대곡시장내 소방도로에 매설된 상수도관이 터졌고, 이보다 앞선 오전 9시쯤엔 달서구 두류동 성남초교 서편 도로의 상수도관이 동파돼 공무원들이 긴급보수작업을 했다.

춘양에서 경정비업소를 하는 엄유섭(48)씨는 "기온이 -15℃ 이하로 떨어지면서 경유나 LP가스 차량들은 냉각수나 연료계통이 얼거나 배터리가 약해지면서 시동이 걸리지 않은 차량들이 하루 평균 3∼5대 정도 발생한다"고 말했다.

봉화.

◇농작물 피해 = 안동 풍천면 시설채소 단지의 경우 수확기를 맞은 딸기와 호박 재배 비닐하우스 200여동(20ha)이 냉해를 입어 농가에 막대한 손실이 따를 전망이다.

일본 수출용 딸기 재배농인 김호빈(58.풍천면 기산리)씨는 "비닐하우스 보온장치인 2중 수막이 얼어 내부 온도가 영하로 급락, 포장 전체가 냉해를 입었다"며 겨울비닐하우스 농사를 지은지 10년간 한번도 겪지 못했던 독한 추위"라고 말했다.

이곳 수출 딸기작목반 17농가들은 이번 냉해로 당분간 계획한 출하물량을 수확하지 못해 수출차질은 물론 30% 이상 감수가 예상, 낙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영하 10℃이하로 내려간 고령지방의 한파로 고령군 쌍림면내 딸기농가에서 작물피해가 속출하고있다. 대부분 13℃의 따뜻한 지하수로 수막재배로 보온재배를 하고있는 이들농가는 최근 수막재배농가가 늘어나면서 지하수가 고갈되고 그나마 조금씩 나오는 지하수온도가 5℃정도로 차가와 농민들이 하우스내부에 가스히터를 실치하는 등 피해를 줄이기위해 안간힘을 쏟고있는 실정이다.

쌍림면 안림리에서 딸기를 재배하는 이도석(54)씨는 "3중 비닐하우스도 지하수가 부족해 내부가 얼고있으며 대부분 온풍기 설치가 안된 농가에서 피해가 크다"고 말하고있다.

군내 딸기는 560농가에서 232㏊재배되고있으며 유류대 급등으로 대부분 농가에서 온풍기 설치를 않고 수막과 전등을 이용한 전조재배로 보온하고있어 피해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6일 의성 농민들은 잠시 일손을 접고 마을회관이나 사랑방에서 올 한 해 농사를 설계했다. 특히 자두 주산지인 봉양, 안평 등지에서는 낮에도 체감온도가 영하 20도를 오르내리는 등 하루종일 칼바람을 동반한 강추위가 맹위를 떨치자 지난 연말부터 해오던 전지작업도 일시 중단했다.

자두농 신동석(45.의성군 봉양면 장대리)씨는 "새해벽두부터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면서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시작한 자두나무 전지작업을 일시 중단했다"며"날이 어느정도 풀린 뒤에나 작업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령.김인탁기자 kit@imaeil.com

안동.정경구기자 jkgoo@imaeil.com

포항.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의성.이희대기자 hdlee@imaeil.com

영주.김진만기자 factk@imaeil.com

최두성기자 ds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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