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소한 추위 '매섭다'

강추위가 닥치자 시민들은 외출을 자제, 대구 시가지가 한산해지고 온천장 욕객이 평소의 절반으로 줄었다.

또 곳곳에서는 자동차 고장, 수도관.보일러 고장을 호소했으며 비닐하우스 농작물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행인 급감=평소 새벽마다 100여명이 모여들던 안동시 태화동5거리 건설 일일노동자 대기소에는 6일 아침 4명만 쪼그린 채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김성호(40.옥동)씨는 "최근 수해 복구공사장 잡부 등으로 매일 일거리를 찾았으나 추위때문에 공사가 중단돼 사흘째 헛걸음치고 있다"고 했다.

소백산 풍기온천 이사환(45)씨는 "공휴일이면 하루 3천500명 이상이 찾지만 5일에는 입욕객이 500여명 줄었다"고 했다.

이날 의성 탑산.빙계온천에도 욕객이 줄었다.

의성읍 오로리 구룡못 등 크고작은 저수지.하천이 모처럼 꽁꽁 얼었지만 워낙 강 추위가 덮치자 얼음낚시꾼들도 나타나지 않았다.

대구 동성로 등 주요 거리는 휴일인데도 5일 유동인구가 평소의 3분의 1로 줄어 한산했고 칠성시장 등 시장에도 손님의 발길이 뜸했다.

대구 팔공산.앞산 등산객도 평소의 절반인 1만여명에 불과했다고 공원관리사무소들은 전했다.

포항의 주요 기업체들에서는 6일 휴가자도 많았다.

토요휴무를 이용해 설악산.무주 등으로 떠났던 사원 상당수가 눈길과 강추위에 묶여 돌아오지 못했기 때문. 공단 한 업체 관계자는 "사전 휴가원을 제출하지 않은 직원 10여명이 6일 출근시간을 전후해 전화로 휴가를 신청해왔다"고 말했다.

강원도 속초의 한 콘도 직원은 "지난 주말 투숙객중 상당수가 귀가가 어렵다며 숙박 연장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수도관.보일러 고장=5일 오전 11시쯤 대구 도원동 대곡시장 소방도로 상수도관이 터졌고, 비슷한 시간 두류동 성남초교 서편 도로 상수도관이 동파돼 긴급 보수작업이 벌어졌다.

가정집 수도관 파열도 잇따라 대구시 상수도본부는 지난 4일 이후 신고된 상수도관 사고가 58건에 이른다고 집계하고, "그 중 대부분은 계량기 동결인 만큼 국번 없이 121번으로 신고하면 즉시 해결해 준다"고 밝혔다.

봉화 춘양 경우 상수도 정수장 김성오(35)씨는 "강추위가 계속되면서 하루 평균 1, 2가정의 수도관이 파열돼 수리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 도시가스 민원실에는 5일 밤 동안 보일러가 가동되지 않는다는 신고가 30여건 접수됐다.

춘양에서 설비업을 하는 홍종호(33)씨는 "보일러 수돗물 관로가 얼어 가동되지 않는다며 수리를 요청해 오는 경우가 요즘 하루 4∼6건 된다"고 전했다.

▨자동차 고장 속출=춘양에서 경정비업을 하는 엄유섭(48)씨는 "경유.LP가스 차들이 냉각수나 연료계통 동결이나 배터리가 약해져 시동이 걸리지 않는 경우가 늘었다"며, 수리 의뢰가 하루 3∼5대가 된다고 했다.

기아자동차 서비스 대구 신천동지점 경우 5일 하룻동안 고장 신고가 10건 접수됐다고 했다.

정비원 정석무(26)씨는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배터리 전압이 약해져 시동이 잘 걸리지 않는 것"이라며 "6일엔 오전부터 고장 신고 전화가 폭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 황금정비공장에도 고장 수리 건수가 평소 10건에서 5일엔 20건으로 늘었고 현대자동차 정비센터 수성점에는 6일 오전에만 20여대의 자동차가 수리를 받았다.

정비원 신재철(35)씨는 "추워지면 경유차 중에서 엔진 예열 플러그가 잘 가열되지 않아 시동이 걸리지 않는 경우가 생긴다"고 했다.

▨비행기 결항=제주에 내린 폭설로 대구발 제주행 대한항공 5일 오전 10시30분, 오후 2시40분, 오후 5시50분 여객기와 오전 9시, 오후 1시10분, 오후 4시10분, 오후 7시30분 제주발 대구행, 아시아나항공 오전 11시30분 대구발 제주행, 오전 10시 제주발 대구행 항공기가 한시간 정도 지연 출발했다.

4일에는 오후 5시50분 대구발 제주행 대한항공기, 오후 6시20분 대구발 제주행 아시아나항공기가 결항됐다.

▨농작물 피해=안동 풍천면 시설채소 단지에서는 수확기의 딸기.호박 비닐하우스 200여동(20ha)이 냉해를 입었다.

일본 수출용 딸기 재배농 김호빈(58)씨는 "비닐하우스 2중 수막이 얼어 내부 온도가 영하로 급락해 포장 전체가 냉해를 입었다"며, 겨울철 하우스 농사 10년만에 처음 입는 피해라고 했다.

이곳 수출 딸기작목반 17농가는 이번 냉해로 당분간 수출 차질은 물론 30% 이상 감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13℃ 정도의 따뜻한 지하수로 수막재배하는 고령 쌍림면 딸기농가들에서는 지하수 고갈과 수온 저하로 가스히터를 설치하는 등 피해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안림리 이도석(54)씨는 "3중 비닐하우스도 얼고 있다"고 전했다.

의성의 자두농 신동석(45.봉양면 장대리)씨는 "지난달 중순 시작한 자두나무 전지 작업을 모두 중단했다"고 말했다.

사회1.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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