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구 교동시장 옆에 위치한 교동귀금속거리. 동성로를 따라 대구역쪽으로 가다 오른쪽 골목으로 들어가면 귀금속상가들이 골목마다 꽉 들어차 있다.
귀금속상가들에 전시된 다이아몬드, 사파이어, 루비 등 각종 귀금속이 화려한 조명과 빛을 발하며 행인들을 유혹한다.
가죽손가방을 품에 안은 상인들이 주인과 거래를 트고 있었고 예비신부로 보이는 고객이 시어머니와 함께 보석을 고르느라 정신이 없었다.
이 일대는 예전엔 윤락촌이 있던 곳이었지만 이젠 '골드 스트리트(Gold Street)'로 불린다.
서울 종로3가 귀금속거리, 전북 이리 보석단지 등과 함께 전국적으로 이름난 귀금속시장이다.
70년대 금은방들이 하나 둘 모여들면서 오늘날의 모습을 갖췄다.
이 곳에는 현재 판매업소 200곳을 비롯해 가공공장 80곳, 재료사 5곳, 시계판매.수리점 20곳이 영업중이다.
또 귀금속을 배달하는 택배업체가 3곳이며 유통업자는 50명에 이른다.
대부분의 상가는 도매와 소매를 겸하고 있다.
일부 업소는 '소매를 하지 않습니다'라는 푯말을 내걸고 도매를 전문적으로 하는 업소도 있다.
동성로쪽에 위치한 판매업소를 지나 골목 안쪽으로 들어가면 귀금속을 디자인해 생산하는 가공공장들이 있다.
최근 이 곳에는 백화점식 대형매장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10여개의 매장이 들어선 대형매장은 현재 6개에 이른다.
귀금속상가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교동 전자상가쪽으로 세력이 점차 확장되고 있다.
이처럼 귀금속상가들이 몰려드는 이유는 가공공장이 밀집했기 때문. 소매상인들이 다양한 품목의 귀금속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고 대구역과 공항이 가까워 교통이 편리하다.
소비자들은 한곳에서 원하는 물건을 고를 수 있어 '원스톱쇼핑'이 가능하다.
가공공장들은 자체 브랜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귀금속거리에서 브랜드 업체는 크라이스, 블루스톤, 주얼리 SL 등 3곳이다.
국내에서는 물론 외국에서도 브랜드를 인정받고 있으며 대구의 공동브랜드인 '쉬메릭'의 귀금속부문에도 참여하고 있다.
가공공장들은 생산한 귀금속에 '생산자 표시'를 하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신뢰감을 주고 애프터서비스를 쉽게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공업체들은 자체 브랜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가공공장 대부분이 영세한데다 자체 브랜드 개발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 어려움이 많다.
이에 따라 귀금속상가는 산학협동에 주력하고 있다.
귀금속 관련 대학 교수와 업체 대표들이 참여해 '귀금속산학연구회'를 최근 발족시켰다.
강중섭 (주)청석케스팅 사장은 "외국의 유명한 귀금속 전시회에 참가해 외국 바이어들에게 자체 브랜드를 홍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특히 자체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외국업체의 OEM(주문자생산)은 잘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상가가 밀집하다보니 과당경쟁이 치열한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마진을 거의 남기지 않고 팔다보니 귀금속의 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감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 상인들의 얘기다.
이상만 상가번영회장은 "귀금속상가를 방문하면 일반 로드숍에서 보지 못하는 다양한 귀금속을 구입할 수 있다"며 "가격을 원가이하로 판매하는 업체에는 제재를 가하는 등 상거래질서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현철기자 mohc@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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