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년 시즌부터 처음 도입된 플레이오프전은 전기리그 우승팀 삼성과 후기리그 우승팀 OB의 대결로 펼쳐졌다.
82년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은 두 팀은 82년 우승팀 OB의 김영덕감독이 삼성으로 옮겨와 있었고 김 감독 밑에서 코치로 일했던 김성근 감독은 OB의 사령탑을 맡아 묘한 라이벌 관계를 이루고 있었다.
또 OB는 좌타자들이 즐비한 팀이었고 삼성은 김일융, 성준, 권영호 등 좌완투수들이 마운드의 주축을 이뤄 대비됐다.
1차전에서 삼성은 김일융이 선발로 나서 완봉을 이끌어내며 1대0으로 승리했다.
OB는 당초 선발로 내세울 것으로 예상되던 에이스 최일언 대신 신인 박노준을 선발로 투입, 주위를 놀라게 했다.
삼성은 1차전에서 1회말 1사 후 허규옥의 우익선상 2루타에 이어 이만수가 좌전 적시타를 날려 결승점을 뽑았다.
2차전에서 OB는 윤동균, 유지훤, 이종도 등 노장이 맹활약, 5대3으로 설욕하고 3차전에선 최일언이 2대0의 완봉승을 이끌어 한국시리즈 문 앞에 다가섰다.
김시진은 3차전에서 8이닝 동안 5안타 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이해창이 2루타를 때리고도 포수 견제구에 아웃되는 등 실책과 운이 따르지 않아 패전투수가 됐다.
4차전에선 김일융의 역투가 삼성을 구했다.
OB의 선발 장호연과 맞대결을 펼친 김일융은 1회 OB 이승희의 안타에 뒤이은 실책으로 선취점을 내줬으나 2회초 김성래의 2루타와 오대석의 희생플라이로 동점을 뽑자 9회까지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삼성은 9회초 1사 1.3루의 기회에서 대타 박승호가 희생플라이로 결승점을 뽑아 2대1로 역전승했다.
5차전에서 삼성은 성준과 권영호가 이어던지며 OB 타선을 6안타 3실점으로 막고 이해창과 장효조의 홈런 13안타를 터뜨려 7대3으로 승리,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OB는 박노준, 김진욱, 황태환, 윤석환, 최일언, 계형철 등 마운드에 총동원령을 내리며 맞섰으나 불붙은 삼성 타선을 감당하지 못했다.
OB와의 플레이오프를 3승2패로 힘겹게 치른 삼성은 선동열이 마운드를 이끄는 해태와 한국시리즈에서 만났다.
1차전에서 삼성은 7회초 이만수의 2루타에 이어 김성래가 좌월2점홈런을 날려 8회초까지 2대0으로 리드, 승리를 챙기는 듯했다.
해태의 선발은 나중에 '불세출의 투수'로 성장하게 되는 선동열이었다.
85년 시즌 입단한 선동열은 그 해에 7승4패8세이브, 방어율 1.70(1위)으로 활약한 후 86년 시즌엔 24승6패6세이브, 방어율 0.99의 경이적인 성적을 거두었다.
한국시리즈를 맞아 허리 부상에 시달린 선동열을 상대로 2점을 뽑아내며 종반까지 리드한 것은 삼성에게 매우 좋은 징조였다.
한국시리즈 전체의 흐름을 거머쥘 수 있는 중요한 1차전이었다.
그러나 곧 어두운 그림자가 찾아들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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