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들리 스콧 감독의 SF영화 '블레이드 러너'에 복제인간 '레플리컨트'가 등장했다.
레플리컨트는 수명만 4년일 뿐 모든 면에서 인간과 똑 같다.
그런 짧은 인생에도 불구하고 레플리컨트는 자유를 찾아 탈출하고, 주인공 해리슨 포드는 그 복제인간으로 분한 룻거 하우어를 추격한다는 게 이 영화의 줄거리다.
1982년 '블레이드 러너'가 개봉된 지 20년 만에 그 예술적 상상력이 현실 문제로 나타나 이 영화 전편에 걸쳐 미래도시를 배경으로 흩뿌리는 비처럼 많은 우려와 두려움을 낳고 있다.
▲미국의 종교단체 '라엘리언'의 비밀조직 클로네이드사가 지난 연말 최초의 복제인간이 태어났다고 발표한 뒤 지구촌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지난 1996년 복제양 '돌리'가 태어난 이후 해마다 쥐·소·염소·돼지가 잇따라 복제됐고, 지난해는 복제고양이까지 등장했으니 복제인간 차례인지 모르지만, 윤리·도덕 차원을 떠나더라도 실로 위험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클로네이드사의 잇따른 발표가 사기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최근 두 번째 복제아 출생을 발표하면서도 첫 발표 때와 마찬가지로 DNA 자료 등 신뢰할 만한 증거를 안 내놓기 때문이다.
게다가 클로네이드사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미국 ABC방송의 전직 과학전문기자가 특종을 좇는 언론의 성향을 이용했다는 보도도 있었듯이, 인간 복제 회사나 이와 연계된 브로커들의 돈벌이 추구 행태도 속속 드러나 그 의혹은 증폭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인간 복제는 결코 허용될 수 없는 일이다.
복제로는 99%나 기형아를 태어나게 한다니 의학이나 과학적으로도 시도해서는 안 될 무모한 짓이다.
더구나 라엘리언은 인류의 기원을 2만5천년 전 외계인에 의한 복제로 풀이하고 믿는 신흥 종교단체라 하지 않는가. 아무튼 이번 발표는 무분별한 복제 시도와 치료용 배아 복제 연구를 구분하지 못하게 해 순수한 과학적 연구까지 위축시키는 역효과마저 불러 이 분야의 다른 과학자들도 일제히 비난하고 있는 상황이다.
▲영화 '토탈 리콜'에서처럼 화성식민지를 가득 채운 불량품·괴물 인간들을 상상해 보라. 그들의 불행을 책임질 수도 없을 뿐 아니라, 지구촌 곳곳을 활보하며 무슨 일을 저지를는지도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너무나 끔찍한 공상과학적·예술적 상상력은 어떻게 해서라도 스크린 밖으로 나오지 않게 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검찰이 수사에 나서고 있지만, 그 진상이 낱낱이 밝혀지고, 인간 생명을 미끼로 명성과 돈을 챙기려는 반인륜적 행위는 철저히 봉쇄돼야 할 것이다.
이태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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