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달구벌로 상권 '고사위기'

지하철 2호선 공사가 지연되고 있는데다, 공사가 끝난 구간에 대한 복공판 제거 등 도로복구마저 늦어지면서 대구의 대동맥인 달구벌 대로 상권이 고사위기에 처해 있다.

달구벌대로 주변 수천개 점포 상인들은 지하철2호선 공사가 지난 97년부터 7년째 이어지면서 영업환경 악화와 극심한 매출감소로 고통을 겪고 있다.

준공이 지연되면서 유동인구가 급격히 감소한데다 불경기로 인한 소비위축까기 겹쳐 매출이 절반 이상 뚝 떨어지고, 일부 가게는 매년 늘어나는 영업손실을 감당하기 어려워 아예 문을 닫아버린 곳도 있다.

가게를 내놓은 곳도 많지만 입주자를 찾기도 쉽지 않아 일부 상인들은 '3년이상 늘어난 공정'으로 인한 영업손실누적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해야하지 않느냐는 얘기까지 생겨날 정도다.

대구지하철건설본부에 따르면 지난 97년 착공한 지하철 2호선(다사~고산)은 지난해 말 끝날 예정이었지만 예산부족 등의 이유로 완공이 2005년으로 늦춰졌다.

수성교 동편에서 경산시 경계(10.7㎞) 구간의 도로는 월드컵대회 개최를 위해 지난해 5월말 복구가 끝났지만 수성교 서편에서 다사(18.3㎞) 구간의 도로복구는 내년말 이후에나 이뤄질 전망이다.

지하철 2호선 공기가 지연되면서 가장 타격이 심한 곳은 반월당 동아쇼핑. 2005년 2호선이 완공되면 지하철 1호선과의 환승역이 들어서고, 반월당 지하공간 개발도 완료돼 반사이익이 기대되지만 공사기간이 7년 가까이 되면서 고객이탈과 매출감소로 고통을 겪고 있다.

최경진 동아백화점 홍보팀장은 "공사로 인해 차량진입이 어려운데다 공사장주변이 위험하고 어수선해 입점을 꺼리는 브랜드까지 생겨 영업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고 말했다.

동아쇼핑은 내년 4월로 알려진 부근의 지하철 공사장 복공판 제거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반월당에서 부동산소개소를 하는 정환도(61)씨는 "지하철 공사로 인해 반월당 상권이 완전히 죽어 생계를 꾸리기조차 어렵다"고 토로했고, 상인 배성우(30·문구점)씨는 "가게 앞에 있던 버스정류장이 공사 때문에 옮겨지면서 매출이 급감했다"고 호소했다.

도장가게 곽영덕(56)씨는 "인도 위에 설치된 복공판 틈새로 여성들의 구두굽이 자주 빠지는데다 비가 오면 미끄러지는 등 사고위험이 높아 시민들의 기피지역이 됐다"며 공사가 끝난 지역만이라도 복공판 우선 제거와 도로 단장을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삼덕네거리 횟집주인 손유명(40)씨는 "공사 먼지가 일고, 발파 소음이 심해 손님이 공사 전보다 30~40%나 줄었다"며 대책없는 공사 지연에 분통을 터뜨렸다.

차량 진입의 편의성과 고객 접근성이 영업의 관건인 일부 주유소와 카센터는 폐업까지 고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하철 2호선 공사구간에 위치한 가게 주인들은 "건설본부에서 공사가 어떻게 되고 있다는 설명이나 협조 한번 구한 적이 없고, 공사완료 구간에 대한 복구책 마련에도 소홀해 더 화가 난다.

늘어진 공기에 대해 소송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모현철기자 mohc@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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